
‘최강 조직’ 레알 마드리드의 비결
스페인 프로축구단 레알 마드리드가 2018년 세계 축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팀의 간판이자 ‘살아있는 전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방출한 것입니다. 당시 33세로 절정의 기량을 발휘하던 때였습니다. 그가 재계약 협상을 마친지 1년도 지나지 않아 “리오넬 메시 수준의 연봉을 달라”며 주급 추가 인상을 요구하자 주저 없이 결별을 선택했습니다.
“개인보다 팀이, 팀보다 클럽의 가치가 우선한다”는 조직문화에 따른 결정이었습니다. 이름난 선수를 붙잡기 위해 무리하게 재계약했다가 재정위기를 겪기 일쑤인 다른 명문구단들과 대비됩니다. 경쟁구단 FC 바르셀로나가 그랬습니다. 간판선수 메시가 요구하는 대로 연봉을 올려줬고, 그러자 다른 선수들의 인상요구가 이어지는 바람에 재정난으로 혼쭐이 났습니다.
레알 마드리드는 호날두를 떠나보내고도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선수들이 똘똘 뭉쳐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서 우승했고, 2019-2020시즌에는 라리가(스페인 프로축구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습니다. “스타를 떠나보내더라도 시스템을 지키는 선택이 장기적으로 더 큰 경쟁력이 된다는 점을 증명했다.”
스티브 맨디스 전 컬럼비아대 경영학 교수가 쓴 <레알 마드리드 레볼루션(세이코리아 펴냄, 원제 The Real Madrid Revolution: How the World's Most Successful Club Is Changing the Game―for Their Team and for Football)>에 나오는 얘기입니다. “레알 마드리드는 팬들의 가치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승리하고, 그 승리가 팬들의 열정을 자극해 더 큰 수익을 창출하며, 그 수익이 다시 선수 영입과 시설 투자로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세계 축구계에서 특이한 존재입니다. 중동 석유자본과 사모펀드들이 주도하는 거대 자본의 격전지, 유럽 축구무대에서 ‘회원 소유 클럽’ 모델을 고수하면서 최강 구단으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 리그 통산 15회 우승과 라리가 36회 우승을 달성했고, FIFA로부터 ‘20세기 최고의 축구클럽’으로 선정됐습니다.
축구 성적만 빼어난 게 아닙니다. 미국 경제주간지 포브스는 2024년 레알 마드리드를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축구클럽(추산 가치 약 9조300억 원)’으로 3년 연속 선정했습니다. 지난 12년 동안 아홉 차례나 1위 자리에 올랐습니다. 2023~2024시즌에는 10억4600만 유로를 벌어들이며 세계 최초로 한 시즌 수입이 10억 유로(약 1조7000억 원)를 돌파한 구단이 됐습니다.
맨디스 교수는 그 비결을 ‘레알 마드리드가 처한 구조적 불리함’에서 찾습니다. “레알 마드리드는 약 9만 명의 소시오(회원)가 공동으로 소유하는 비영리 회원제 구단이다.” 1902년 창단 이후 개인이나 기업의 소유가 된 적이 없습니다. 회장은 선거로 선출되고 이사회는 무급으로 운영됩니다. 외부 투자를 받거나 지분을 매각하기 어려운 구조라서 구단 재정은 중계권료와 입장권 수입, 광고 및 스폰서십 등 자체 수익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제약이야말로 레알 마드리드의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진단입니다. 외부 자본에 종속되지 않기 때문에 단기성과나 투자자의 이해관계보다 ‘클럽의 지속성’을 최우선 가치로 둘 수 있다는 것입니다. “소시오 앞에서 매년 경영성과를 설명해야 하는 구조는 무모한 베팅을 어렵게 만들고, 의사결정의 기준을 장기적인 관점에 두게 한다. 팬들이 공유하는 가치가 곧 클럽의 나침반이 되는 것이다.”
스포츠와 기업 경영에서 데이터에 기반을 둔 의사결정이 거의 교리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숫자를 활용하되 숫자에 지배되지 않는 조직, 데이터가 아니라 문화와 가치를 핵심 경영원칙으로 삼는 구단’입니다. “레알 마드리드는 먼저 경기장 밖에서 승리하고, 이를 경기장 안의 승리로 연결하는 축구클럽이다.”
경제사회연구원 이사
이학영 드림
‘최강 조직’ 레알 마드리드의 비결
스페인 프로축구단 레알 마드리드가 2018년 세계 축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팀의 간판이자 ‘살아있는 전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방출한 것입니다. 당시 33세로 절정의 기량을 발휘하던 때였습니다. 그가 재계약 협상을 마친지 1년도 지나지 않아 “리오넬 메시 수준의 연봉을 달라”며 주급 추가 인상을 요구하자 주저 없이 결별을 선택했습니다.
“개인보다 팀이, 팀보다 클럽의 가치가 우선한다”는 조직문화에 따른 결정이었습니다. 이름난 선수를 붙잡기 위해 무리하게 재계약했다가 재정위기를 겪기 일쑤인 다른 명문구단들과 대비됩니다. 경쟁구단 FC 바르셀로나가 그랬습니다. 간판선수 메시가 요구하는 대로 연봉을 올려줬고, 그러자 다른 선수들의 인상요구가 이어지는 바람에 재정난으로 혼쭐이 났습니다.
레알 마드리드는 호날두를 떠나보내고도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선수들이 똘똘 뭉쳐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서 우승했고, 2019-2020시즌에는 라리가(스페인 프로축구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습니다. “스타를 떠나보내더라도 시스템을 지키는 선택이 장기적으로 더 큰 경쟁력이 된다는 점을 증명했다.”
스티브 맨디스 전 컬럼비아대 경영학 교수가 쓴 <레알 마드리드 레볼루션(세이코리아 펴냄, 원제 The Real Madrid Revolution: How the World's Most Successful Club Is Changing the Game―for Their Team and for Football)>에 나오는 얘기입니다. “레알 마드리드는 팬들의 가치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승리하고, 그 승리가 팬들의 열정을 자극해 더 큰 수익을 창출하며, 그 수익이 다시 선수 영입과 시설 투자로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세계 축구계에서 특이한 존재입니다. 중동 석유자본과 사모펀드들이 주도하는 거대 자본의 격전지, 유럽 축구무대에서 ‘회원 소유 클럽’ 모델을 고수하면서 최강 구단으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 리그 통산 15회 우승과 라리가 36회 우승을 달성했고, FIFA로부터 ‘20세기 최고의 축구클럽’으로 선정됐습니다.
축구 성적만 빼어난 게 아닙니다. 미국 경제주간지 포브스는 2024년 레알 마드리드를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축구클럽(추산 가치 약 9조300억 원)’으로 3년 연속 선정했습니다. 지난 12년 동안 아홉 차례나 1위 자리에 올랐습니다. 2023~2024시즌에는 10억4600만 유로를 벌어들이며 세계 최초로 한 시즌 수입이 10억 유로(약 1조7000억 원)를 돌파한 구단이 됐습니다.
맨디스 교수는 그 비결을 ‘레알 마드리드가 처한 구조적 불리함’에서 찾습니다. “레알 마드리드는 약 9만 명의 소시오(회원)가 공동으로 소유하는 비영리 회원제 구단이다.” 1902년 창단 이후 개인이나 기업의 소유가 된 적이 없습니다. 회장은 선거로 선출되고 이사회는 무급으로 운영됩니다. 외부 투자를 받거나 지분을 매각하기 어려운 구조라서 구단 재정은 중계권료와 입장권 수입, 광고 및 스폰서십 등 자체 수익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제약이야말로 레알 마드리드의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진단입니다. 외부 자본에 종속되지 않기 때문에 단기성과나 투자자의 이해관계보다 ‘클럽의 지속성’을 최우선 가치로 둘 수 있다는 것입니다. “소시오 앞에서 매년 경영성과를 설명해야 하는 구조는 무모한 베팅을 어렵게 만들고, 의사결정의 기준을 장기적인 관점에 두게 한다. 팬들이 공유하는 가치가 곧 클럽의 나침반이 되는 것이다.”
스포츠와 기업 경영에서 데이터에 기반을 둔 의사결정이 거의 교리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숫자를 활용하되 숫자에 지배되지 않는 조직, 데이터가 아니라 문화와 가치를 핵심 경영원칙으로 삼는 구단’입니다. “레알 마드리드는 먼저 경기장 밖에서 승리하고, 이를 경기장 안의 승리로 연결하는 축구클럽이다.”
경제사회연구원 이사
이학영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