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이 사람의 언어를 할 줄 아는 날이 올까요? 최근 개봉한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에는 목에 달린 장치를 통해 사람과 소통하는 개 ‘코스모’가 등장합니다. 반려견과 함께 사는 저는 다른 어떤 캐릭터보다 코스모에게 눈길이 갔답니다. 반려견과 한 번에 소통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나오는 코스모(출처: 나무위키)>
반려견 까미는 종종 저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무언가를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저는 그 때마다 한 번에 알아듣지 못해서 까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물을 달라는 건지, 화장실이 가고 싶다는 건지, 배가 고프다는 건지, 아니면 아픈 건지….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고양이어 번역기’ ‘강아지어 번역기’ 같은 애플리케이션에 열광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이겠지요. 반려동물 보호자들에게 어떤 말을 가장 듣고 싶은지 묻는다면 열에 아홉은 “아프다”는 말을 듣고 싶어 할 겁니다. 반려동물의 아픔을 알아차리지 못할 때 가장 마음이 아프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반려동물의 말을 잘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오랜 시간 우리와 함께 해 온 개는 사람의 얼굴과 표정을 금방 알아본다고 합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개는 훈련을 받지 않아도 보호자의 얼굴을 구분해낸다고 합니다. 3만 년 동안 사람과 함께 살아온 진화의 결과가 개의 유전자에 이런 능력을 각인시킨 것이지요. 까미는 신기하게도 자신을 보고 웃는 사람과 찌푸리는 사람을 구별합니다. 자기를 보며 귀엽다고 웃는 사람에게는 다가가서 애교를 부리면서 간식을 달라고 한답니다. 참 신기한 일이지요. 반려동물은 사람에게 큰 위안을 줍니다. 까미는 제가 아프거나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옆에 다가와서 몸을 ‘착’ 붙이고 엎드립니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저를 위로해 주는 것이지요.
우리에게 이제는 ‘애완동물’보다 ‘반려동물’이라는 용어가 더 친숙합니다. 애완동물은 귀여워한다는 뜻만 가지고 있는 반면 반려동물이라는 단어에는 짝이 된다는 의미가 들어있지요. 장난감처럼 단순히 사람이 소유하고 즐기는 대상이 아니라 사람과 함께 삶을 살아가는 존재라는 뜻입니다. 우리나라의 동물보호법에도 반려동물이라는 용어가 명시되어 있습니다.
동물보호법은 반려동물의 소유자가 지켜야 하는 의무 역시 명시하고 있습니다. ‘동물을 대상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불필요하거나 피할 수 있는 고통과 스트레스를 주는 행위 및 굶주림, 질병 등에 대하여 적절한 조치를 게을리 하거나 방치하는 행위’는 ‘동물학대 행위’로 규정됩니다. 올해 1월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동물을 묶어서 기르는 경우에는 목줄의 길이가 2m 이상이어야 한다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짧은 쇠 목줄에 묶여 있는 개들은 시골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데요. 짧은 목줄 때문에 옴짝달싹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동물학대 규정이 바뀌면서 앞으로는 시골에 사는 개들의 삶도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동물보호법에서도 규정하고 있지만 동물과 함께 사는 일은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닙니다. 한 생명을 책임지는 일이기에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작년에 동네를 배회하던 푸들 한 마리를 구조한 적이 있습니다. 사람을 보고 좋아해서 계속 따라다니던 그 푸들은 몸이 참 야위어 있었습니다. 유기견을 발견했을 때는 주인이 잃어버린 개일 수도 있기 때문에 바로 집으로 데려와서는 안 됩니다. 시·군·구청의 유기동물 담당 부서에 신고하고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보호하도록 해야 합니다. 공고한 지 10일 동안 주인이 찾으러 오지 않은 경우에는 입양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유기동물 부서에 신고해서 푸들을 보호소로 보냈습니다. 신고 당시에 그 푸들에게는 반려동물 인식 칩이 없어서 주인이 누구인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푸들을 보호소로 보낸 후에 저는 매일 공고를 확인하며 주인이 찾아가기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푸들은 유기동물 보호소에 간 지 며칠 만에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그 강아지를 유기한 주인도 원망스러웠지만 괜히 보호소에 보낸 것은 아닌지 후회도 했습니다. 보호소의 환경은 아무래도 열악할 테니까요. 성치 않은 몸으로 보호소에서 고생했을 강아지를 생각하면 아직도 마음 한쪽이 쓰라립니다.
더 이상 귀엽지 않아서, 돈이 많이 들어서, 귀찮게 해서, 시끄럽게 짖어서, 병에 걸려서 등 각종 이유로 사람들은 반려동물을 유기합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동물을 버릴 것이라면 입양을 하지 않는 것이 동물에게도 사람에게도 나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아지와 고양이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책임지지 못할 입양을 하는 것보다는 우선 ‘랜선집사’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귀여운 동물의 모습을 포착한 영상과 사진들을 보며 우선 동물을 사랑해주세요. 랜선 속 동물의 모습은 귀엽고 사랑스럽지만 실제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삶은 늘 귀여운 일만 있지는 않다는 사실도 기억해주세요. 반려동물의 입양을 원하는 사람들이 좀 더 신중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동물을 사랑한다는 당신에게 랜선집사가 되기를 먼저 권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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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이 사람의 언어를 할 줄 아는 날이 올까요? 최근 개봉한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에는 목에 달린 장치를 통해 사람과 소통하는 개 ‘코스모’가 등장합니다. 반려견과 함께 사는 저는 다른 어떤 캐릭터보다 코스모에게 눈길이 갔답니다. 반려견과 한 번에 소통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나오는 코스모(출처: 나무위키)>
반려견 까미는 종종 저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무언가를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저는 그 때마다 한 번에 알아듣지 못해서 까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물을 달라는 건지, 화장실이 가고 싶다는 건지, 배가 고프다는 건지, 아니면 아픈 건지….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고양이어 번역기’ ‘강아지어 번역기’ 같은 애플리케이션에 열광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이겠지요. 반려동물 보호자들에게 어떤 말을 가장 듣고 싶은지 묻는다면 열에 아홉은 “아프다”는 말을 듣고 싶어 할 겁니다. 반려동물의 아픔을 알아차리지 못할 때 가장 마음이 아프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반려동물의 말을 잘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오랜 시간 우리와 함께 해 온 개는 사람의 얼굴과 표정을 금방 알아본다고 합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개는 훈련을 받지 않아도 보호자의 얼굴을 구분해낸다고 합니다. 3만 년 동안 사람과 함께 살아온 진화의 결과가 개의 유전자에 이런 능력을 각인시킨 것이지요. 까미는 신기하게도 자신을 보고 웃는 사람과 찌푸리는 사람을 구별합니다. 자기를 보며 귀엽다고 웃는 사람에게는 다가가서 애교를 부리면서 간식을 달라고 한답니다. 참 신기한 일이지요. 반려동물은 사람에게 큰 위안을 줍니다. 까미는 제가 아프거나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옆에 다가와서 몸을 ‘착’ 붙이고 엎드립니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저를 위로해 주는 것이지요.
우리에게 이제는 ‘애완동물’보다 ‘반려동물’이라는 용어가 더 친숙합니다. 애완동물은 귀여워한다는 뜻만 가지고 있는 반면 반려동물이라는 단어에는 짝이 된다는 의미가 들어있지요. 장난감처럼 단순히 사람이 소유하고 즐기는 대상이 아니라 사람과 함께 삶을 살아가는 존재라는 뜻입니다. 우리나라의 동물보호법에도 반려동물이라는 용어가 명시되어 있습니다.
동물보호법은 반려동물의 소유자가 지켜야 하는 의무 역시 명시하고 있습니다. ‘동물을 대상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불필요하거나 피할 수 있는 고통과 스트레스를 주는 행위 및 굶주림, 질병 등에 대하여 적절한 조치를 게을리 하거나 방치하는 행위’는 ‘동물학대 행위’로 규정됩니다. 올해 1월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동물을 묶어서 기르는 경우에는 목줄의 길이가 2m 이상이어야 한다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짧은 쇠 목줄에 묶여 있는 개들은 시골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데요. 짧은 목줄 때문에 옴짝달싹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동물학대 규정이 바뀌면서 앞으로는 시골에 사는 개들의 삶도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동물보호법에서도 규정하고 있지만 동물과 함께 사는 일은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닙니다. 한 생명을 책임지는 일이기에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작년에 동네를 배회하던 푸들 한 마리를 구조한 적이 있습니다. 사람을 보고 좋아해서 계속 따라다니던 그 푸들은 몸이 참 야위어 있었습니다. 유기견을 발견했을 때는 주인이 잃어버린 개일 수도 있기 때문에 바로 집으로 데려와서는 안 됩니다. 시·군·구청의 유기동물 담당 부서에 신고하고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보호하도록 해야 합니다. 공고한 지 10일 동안 주인이 찾으러 오지 않은 경우에는 입양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유기동물 부서에 신고해서 푸들을 보호소로 보냈습니다. 신고 당시에 그 푸들에게는 반려동물 인식 칩이 없어서 주인이 누구인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푸들을 보호소로 보낸 후에 저는 매일 공고를 확인하며 주인이 찾아가기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푸들은 유기동물 보호소에 간 지 며칠 만에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그 강아지를 유기한 주인도 원망스러웠지만 괜히 보호소에 보낸 것은 아닌지 후회도 했습니다. 보호소의 환경은 아무래도 열악할 테니까요. 성치 않은 몸으로 보호소에서 고생했을 강아지를 생각하면 아직도 마음 한쪽이 쓰라립니다.
더 이상 귀엽지 않아서, 돈이 많이 들어서, 귀찮게 해서, 시끄럽게 짖어서, 병에 걸려서 등 각종 이유로 사람들은 반려동물을 유기합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동물을 버릴 것이라면 입양을 하지 않는 것이 동물에게도 사람에게도 나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아지와 고양이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책임지지 못할 입양을 하는 것보다는 우선 ‘랜선집사’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귀여운 동물의 모습을 포착한 영상과 사진들을 보며 우선 동물을 사랑해주세요. 랜선 속 동물의 모습은 귀엽고 사랑스럽지만 실제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삶은 늘 귀여운 일만 있지는 않다는 사실도 기억해주세요. 반려동물의 입양을 원하는 사람들이 좀 더 신중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동물을 사랑한다는 당신에게 랜선집사가 되기를 먼저 권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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