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의 성공과 실패, 그리고 우리 사회의 신뢰

안녕하세요, (사)경제사회연구원입니다.

2020년 10월 6일, 사회문화분과 (간사:박유연) 에서

윤희숙 경제분과운영위원이자 제 21대 국회의원의 저서

<정책의 배신>을 읽고

키워드인 '전환기'를 통해 사회 전반의 현상을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책 <정책의 배신>은 

한국 사회를 바꾸는 커다란 전환의 요소 중

경제 제도에 주목해 현상을 풀어냈는데요.


사회문화분과에서는 

발제를 맡은 김진환 더세일즈랩 대표의 글을 읽고

자유롭게 얘기를 나눴습니다.

먼저 김진환 대표의 글을 소개합니다.



정책의 성공과 실패, 그리고 우리 사회의 신뢰 (김진환)

 

정책에 대해 생각해 본다. 우리나라에서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정책이 무엇이 있었나? 박정희 대통령이 추진했던 경제개발정책은 대체로 성공적이라고 평가받는다. 하지만 진보 진영은 재벌 중심 경제의 형성, 농어촌에 대한 차별과 소외, 노동자의 인권침해 등을 이유로 결코 성공을 인정하지 않는다.

 

노태우 정권의 북방외교와 주택 200만호 건설, 김영삼 정권의 금융실명제, 김대중 정권의 IMF 구제금융 극복, 노무현 정부의 한미FTA, 이명박 정부의 국제금융위기 극복 등은 충분히 성공적인 정책 혹은 정책의 결과라고 봐야 하겠지만 정치적 반대자들에 의해 결코 성공적인 정책이라는 이야기를 듣지 못한다. 가령 김대중은 “나라를 팔아먹은 놈”, 노무현은 “좌측 깜빡이 켜고 우회전 한 놈”, 이명박은 “국가를 사욕의 대상으로 생각한 놈” 정도로 기억된다.

 

이 책에서 윤희숙 의원이 “정책이 배신했다”라고 말한 것은 2가지 의미로 보인다. 1) 정책 목표가 A였는데, 결과가 B가 나왔다는 것. 이것은 아마추어리즘을 의미한다. 결과예측도 제대로 못하는 수준이다. 2) 정책 목표를 A라고 주장했는데, 사실은 A가 아니었던 것. 이것은 추진 주체가 사악함을 의미한다. 알면서도 아닌 척하며 다른 목표를 추구한 것이다. 그 외에 정책 목표 자체가 잘못 설정된 것들도 있을 것이다.

 

사실 정책은 평가가 가능하다. 통계로 입증할 수 있고, 수많은 경제, 정치, 정책 전문가들이 다양한 평가 잣대를 갖고 있다. B/C분석이니 AHP분석이니 하는 것들이 하나의 예다. 국민들 역시 결국 지지율과 투표 등으로 의견을 표출한다. 그런데 소위 말하는 배신적 정책이 난무한다. 목표와 결과가 다르고, 사탕발림으로 본 목표가 아닌 다른 목표를 추구하는 그런 정책들. 이러한 배신적 정책이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진영 논리와 포퓰리즘이다. 그리고 그것을 정치적 자양분으로 사용하는 정치세력의 존재다.

 

정치적 반대파인 현재의 정권과 그 지지자들은 결코 정책의 실패 혹은 배신을 인정하지 않는다. 통계를 일부만 인용하거나, 왜곡하는 방식으로 최저임금이 유효하다며, 비정규직 대책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며, 집값이 잡히고 있다며, 국민연금은 문제가 없다며 강변한다. 1년에 1000만명 가까이 일본을 여행하던 나라에서 “NO재팬”을 공공연하게 외치고, 미국 소고기 점유율이 결국 50%를 넘는데 “청산가리” 운운하던 사람들이 있기에 합리적인 정책이나 주장이 서기도 어려운 형국이다.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국가 번영을 위한 핵심 요소로 “신뢰”를 말한지가 25년이 지났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상대방을 믿고 결과에 승복할 수 있을까. KTX역사 명칭에 대해 천안시와 아산시의 대립이 해결되지 않아 대법원은 결국 “천안아산(온양온천)역으로 하라”고 판결했다. 국내 연구소가 담당하면 결과가 편향될 것이라며 프랑스 공항공사에까지 용역을 맡겼던 김해공항 문제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신뢰의 붕괴는 비단 보수/진보 사이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 곳곳에서 펼쳐진다. 여하튼 진보진영 지지자들은 현 정권 정책의 배신에 대해 결코 인정하지 않을 것이고, 정책의 배신이라는 책을 결코 읽어보지 않을 것이다. 그게 진짜 나를 우울하게 만든다.



김진환 더세일즈랩 대표


사회문화분과 토론에서는 어떤 얘기가 오고갔을까요?

경사연 Talk으로 재구성해 보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진보적 의제를 합리적인 방향으로 이끌어낼 수 있을까요?

다음 사회문화분과 모임에서 고민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