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다른 동물과 달리 유일하게 가진 능력은 무엇일까?
언어를 사용하는 능력? 웃는 능력?
노정태 청년분과운영위원은 다름 아닌 달리는 힘과 던지는 힘이라 말한다.
철학에세이스트와 번역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그만의 시각을 따라가 보자.
우리는 흔히 인류가 나약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스스로에 대해 가지고 있는 선입견 중 가장 잘못된 것이다. 물론 우리에게는 추위를 막아줄 수 있는 털가죽도 없고, 다른 동물의 가죽을 찢으며 뼈를 부러뜨리는 강력한 이빨과 턱뼈도 없지만, 다른 그 어떤 동물도 가지고 있지 못한 특유의 신체 능력이 있다. 인간은 언어와 불을 사용하기 전부터 바로 그 능력으로 야생에서 우월한 사냥 능력을 발휘하며 스스로를 지키고 번식해왔던 것이다.
대체 무슨 능력일까? 첫째, 장시간에 걸쳐 꾸준히 달리는 힘이다. 인간을 이길 동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의식적으로 훈련하고 노력하여 42.195km의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할 수 있다고 봐도 무방하겠지만, 인간을 제외한 그 어떤 육상동물도 3시간 내외의 시간 동안 그 거리를 주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더워서 지쳐 쓰러지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연 속에 존재하는 모든 육상동물 중 가장 탁월한 장거리 주자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능력이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동물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물건을 던질 수 있다. 탁월한 재능을 지니고 있으며 훈련을 거듭한 야구 투수는 시속 160km에 달하는 강속구를 던진다. 하지만 인간과 가장 유전적으로 가까운 침팬지는 아무리 열심히 애를 써도 시속 30km 정도를 내는 것이 고작이다.
요컨대 사람은 그 어떤 동물도 가지고 있지 못한 능력을 두 개나 가지고 있다. 엄청나게 오래도록 먼 거리를 달릴 수 있고, 물건을 빠르고 정확하게 던져 목표물에 맞힐 수 있다. 이는 다른 동물은 아예 못 하는 일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인류가 지닌 초능력인 것이다.
인류는 이 초능력을 통해 자연을 정복해 나갔다.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 호모 에렉투스 시절부터 투척 능력과 장거리 이동 능력이 비약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그때부터 인간을 이길 수 있는 동물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인간은 사냥감으로 삼은 동물을 집요하게 쫓아갔다. 어지간한 포식자들은 짧은 순간 전속력으로 쫓아온 후 숨을 고른다. 피식자들은 그런 포식자들에 맞춰 진화했다. 그런데 인간은 느려도 쉬지 않고 계속 쫓아왔다. 초식동물들은 발굽이 다 닳아서, 혹은 숨이 차서 쓰러졌고, 인류는 그 고기를 먹으며 더 큰 뇌를 키워나갔다.
맹수가 인간을 습격할 때에도 난관이 생겼다. 돌이나 나무 등을 집어던지며 저항했기 때문이다. 가까이 맞붙기만 하면 이길 수 있을텐데, 인간은 포식자들이 자신들에게 접근하는 것 자체를 허락하지 않았다. 인간의 투척 능력은 군집생활과 결합하여 더욱 강력해졌다. 순식간에 수많은 돌이 날아오는데 배겨날 동물이 없었다.
오래 달리고 멀리 던지는 인간을 이길 동물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것은 우리가 인간인 이유 그 자체라고 볼 수도 있다. 우리 인간은 직립보행을 하며, 오래 달리고 멀리 던질 수 있게 된, 그리하여 자연을 정복한 동물이다.
바로 그 능력으로부터 '미래'라는 개념이 생겨났다. 무언가를 던져서 동물을 맞추기 위해서는 그 동물이 움직이는 방향과 속도를 예상하고, 자신이 던지는 돌 따위의 궤적과 속력도 계산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던지는 동물이 된 순간부터 미래를 예상하는 동물이 되어야 했다. 발생하지 않은 상황(여기 있던 동물이 저쪽으로 움직인다)을 가정하여, 스스로 계산하고 통제하는 행위(이 정도 묵직한 돌을 이 정도 힘으로 던진다)를 통해, 결과를 얻어내고 평가 반성하는 동물이 된 것이다.
영어 단어 '프로젝트'project는 무언가를 투사投射한다는 의미의 라틴어에 기원을 두고 있 다. 이 어원의 발전 과정은 인류의 발달 과정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물건을 던져 사냥을 하다 보니 동물의 이동 경로와 돌이 날아가는 궤적을 예측하게 되었다. 그런 미래 예측과 실행, 평가, 반성이 중첩되면서 인간은 점점 더 복잡하고 체계적인 사고를 하게 되었다. 거대한 프로젝트를 수립하고 실행하는 현대인, 호모 사피엔스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대부분의 현대인은 생존을 위해 야생동물을 잡어먹거나 하지 않는다. 하지만 각자에게는 나름의 '사냥감'이 있을 것이다. 우리의 생존 방식은 그런 면에서 보자면 달라지지 않았다. '사냥감'이 쓰러질 때까지 지구력 있게 쫓아간다. '사냥감'이나 적의 움직임을 예상하고, 가장 단단한 돌맹이를 집어들어, '프로젝트'한다. 그 과정에서 같은 부족원들과 의사소통하고, 전략을 짜고, 사냥한 결과물을 놓고 협상하며, 축제를 벌이기도 한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근심하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바로 이런 것이다. 개별적인 정치적, 사회적 이슈를 바라보고 연구하며 소통하는 과정이 중요한 건 말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때로는 좀 더 근본적인 차원으로 내려가, 우리의 근원적 힘을 길러보는 건 어떨까.
첫째, 허리를 곧게 세우자. 동물에게 없는 인간의 초능력은 결국 직립보행의 산물이다. 허리를 곧게 세우고 공간을 넓게 쓰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그런 자세를 흔히 권력자의 자세power pose라 부른다. 이는 인류의 유전자 차원에 각인된 것이다. 좋은 자세에서 멋진 태도가 나온다. 당당하게 상대를 압도하지 못한다면 그 어떤 정치적 승리도 가져올 수 없다.
둘째, 지구력을 기르자. 빨리 달리지 못해도 오래 달렸기 때문에 인간은 다른 동물들을 압도할 수 있었다. 은유적인 차원 뿐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지구력은 생존의 핵심 요소다. 흔히 하는 말마따나 결국은 '질긴 놈이 이긴다'. 열심히 운동하며 체력을 관리하고 목적의식을 잃지 말아야 하겠다.
셋째, 예측하고, 실행하며, 반성하자. 원시 인류가 무작정 돌을 던져대기만 했다면 지금처럼 번성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우리의 조상이 발전한 것은 표적의 경로를 예측하고, 과감하게 투사한 후, 매 순간 자세를 고쳐잡고 예측을 변경하며 새로운 시도를 했기 때문이다. 스스로 평가하고 실수를 고쳐나가지 않는 존재에게 미래는 없다. 다행히도 인류는 진화 과정에서 그런 능력을 얻었다. 그 새로운 능력을 우리는 '이성'reason이라고 부른다.
좋은 자세, 건강한 육체, 냉철한 이성. 우리의 조상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결국 그런 식으로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달리 유일하게 가진 능력은 무엇일까?
언어를 사용하는 능력? 웃는 능력?
노정태 청년분과운영위원은 다름 아닌 달리는 힘과 던지는 힘이라 말한다.
철학에세이스트와 번역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그만의 시각을 따라가 보자.
우리는 흔히 인류가 나약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스스로에 대해 가지고 있는 선입견 중 가장 잘못된 것이다. 물론 우리에게는 추위를 막아줄 수 있는 털가죽도 없고, 다른 동물의 가죽을 찢으며 뼈를 부러뜨리는 강력한 이빨과 턱뼈도 없지만, 다른 그 어떤 동물도 가지고 있지 못한 특유의 신체 능력이 있다. 인간은 언어와 불을 사용하기 전부터 바로 그 능력으로 야생에서 우월한 사냥 능력을 발휘하며 스스로를 지키고 번식해왔던 것이다.
대체 무슨 능력일까? 첫째, 장시간에 걸쳐 꾸준히 달리는 힘이다. 인간을 이길 동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의식적으로 훈련하고 노력하여 42.195km의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할 수 있다고 봐도 무방하겠지만, 인간을 제외한 그 어떤 육상동물도 3시간 내외의 시간 동안 그 거리를 주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더워서 지쳐 쓰러지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연 속에 존재하는 모든 육상동물 중 가장 탁월한 장거리 주자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능력이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동물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물건을 던질 수 있다. 탁월한 재능을 지니고 있으며 훈련을 거듭한 야구 투수는 시속 160km에 달하는 강속구를 던진다. 하지만 인간과 가장 유전적으로 가까운 침팬지는 아무리 열심히 애를 써도 시속 30km 정도를 내는 것이 고작이다.
요컨대 사람은 그 어떤 동물도 가지고 있지 못한 능력을 두 개나 가지고 있다. 엄청나게 오래도록 먼 거리를 달릴 수 있고, 물건을 빠르고 정확하게 던져 목표물에 맞힐 수 있다. 이는 다른 동물은 아예 못 하는 일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인류가 지닌 초능력인 것이다.
인류는 이 초능력을 통해 자연을 정복해 나갔다.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 호모 에렉투스 시절부터 투척 능력과 장거리 이동 능력이 비약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그때부터 인간을 이길 수 있는 동물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인간은 사냥감으로 삼은 동물을 집요하게 쫓아갔다. 어지간한 포식자들은 짧은 순간 전속력으로 쫓아온 후 숨을 고른다. 피식자들은 그런 포식자들에 맞춰 진화했다. 그런데 인간은 느려도 쉬지 않고 계속 쫓아왔다. 초식동물들은 발굽이 다 닳아서, 혹은 숨이 차서 쓰러졌고, 인류는 그 고기를 먹으며 더 큰 뇌를 키워나갔다.
맹수가 인간을 습격할 때에도 난관이 생겼다. 돌이나 나무 등을 집어던지며 저항했기 때문이다. 가까이 맞붙기만 하면 이길 수 있을텐데, 인간은 포식자들이 자신들에게 접근하는 것 자체를 허락하지 않았다. 인간의 투척 능력은 군집생활과 결합하여 더욱 강력해졌다. 순식간에 수많은 돌이 날아오는데 배겨날 동물이 없었다.
오래 달리고 멀리 던지는 인간을 이길 동물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것은 우리가 인간인 이유 그 자체라고 볼 수도 있다. 우리 인간은 직립보행을 하며, 오래 달리고 멀리 던질 수 있게 된, 그리하여 자연을 정복한 동물이다.
바로 그 능력으로부터 '미래'라는 개념이 생겨났다. 무언가를 던져서 동물을 맞추기 위해서는 그 동물이 움직이는 방향과 속도를 예상하고, 자신이 던지는 돌 따위의 궤적과 속력도 계산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던지는 동물이 된 순간부터 미래를 예상하는 동물이 되어야 했다. 발생하지 않은 상황(여기 있던 동물이 저쪽으로 움직인다)을 가정하여, 스스로 계산하고 통제하는 행위(이 정도 묵직한 돌을 이 정도 힘으로 던진다)를 통해, 결과를 얻어내고 평가 반성하는 동물이 된 것이다.
영어 단어 '프로젝트'project는 무언가를 투사投射한다는 의미의 라틴어에 기원을 두고 있 다. 이 어원의 발전 과정은 인류의 발달 과정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물건을 던져 사냥을 하다 보니 동물의 이동 경로와 돌이 날아가는 궤적을 예측하게 되었다. 그런 미래 예측과 실행, 평가, 반성이 중첩되면서 인간은 점점 더 복잡하고 체계적인 사고를 하게 되었다. 거대한 프로젝트를 수립하고 실행하는 현대인, 호모 사피엔스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대부분의 현대인은 생존을 위해 야생동물을 잡어먹거나 하지 않는다. 하지만 각자에게는 나름의 '사냥감'이 있을 것이다. 우리의 생존 방식은 그런 면에서 보자면 달라지지 않았다. '사냥감'이 쓰러질 때까지 지구력 있게 쫓아간다. '사냥감'이나 적의 움직임을 예상하고, 가장 단단한 돌맹이를 집어들어, '프로젝트'한다. 그 과정에서 같은 부족원들과 의사소통하고, 전략을 짜고, 사냥한 결과물을 놓고 협상하며, 축제를 벌이기도 한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근심하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바로 이런 것이다. 개별적인 정치적, 사회적 이슈를 바라보고 연구하며 소통하는 과정이 중요한 건 말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때로는 좀 더 근본적인 차원으로 내려가, 우리의 근원적 힘을 길러보는 건 어떨까.
첫째, 허리를 곧게 세우자. 동물에게 없는 인간의 초능력은 결국 직립보행의 산물이다. 허리를 곧게 세우고 공간을 넓게 쓰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그런 자세를 흔히 권력자의 자세power pose라 부른다. 이는 인류의 유전자 차원에 각인된 것이다. 좋은 자세에서 멋진 태도가 나온다. 당당하게 상대를 압도하지 못한다면 그 어떤 정치적 승리도 가져올 수 없다.
둘째, 지구력을 기르자. 빨리 달리지 못해도 오래 달렸기 때문에 인간은 다른 동물들을 압도할 수 있었다. 은유적인 차원 뿐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지구력은 생존의 핵심 요소다. 흔히 하는 말마따나 결국은 '질긴 놈이 이긴다'. 열심히 운동하며 체력을 관리하고 목적의식을 잃지 말아야 하겠다.
셋째, 예측하고, 실행하며, 반성하자. 원시 인류가 무작정 돌을 던져대기만 했다면 지금처럼 번성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우리의 조상이 발전한 것은 표적의 경로를 예측하고, 과감하게 투사한 후, 매 순간 자세를 고쳐잡고 예측을 변경하며 새로운 시도를 했기 때문이다. 스스로 평가하고 실수를 고쳐나가지 않는 존재에게 미래는 없다. 다행히도 인류는 진화 과정에서 그런 능력을 얻었다. 그 새로운 능력을 우리는 '이성'reason이라고 부른다.
좋은 자세, 건강한 육체, 냉철한 이성. 우리의 조상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결국 그런 식으로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