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대 대선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 내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 추이를 지역별, 연령별로 분석하여 경합 구도를 나타낸 이유에 대해 분석한다.
역대 최고의 사전투표율과 유례없는 0.7%p 초박빙의 원인은 선거 직전 단일화가 무조건 일방에 더 유리한 결과를 가져온 것이 아니라, 양 진영의 지지세 결집 효과로 작용하였음을 역설하고 있다.
20대 대선 여론조사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수식어가 내내 따라다닌 20대 대통령선거는 48.56%대 47.83%로 윤석열 후보의 당선으로 마무리됐다. 두 후보의 득표 차이는 0.73%P, 득표수는 24만 7,077표로 역대 대선 중 가장 적은 표 차로 당락이 갈렸다.
이번 20대 대통령 선거기간 동안 무수한 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졌다. 2022년 1월 1일부터 2월 28일까지 두 달 동안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워윈회에 등록된 대통령 선거 관련 여론조사는 총 283건이었다. 지난 19대 대통령선거에서는 대선 직전 두 달(2017년 3월 1일 ~ 4월 30일)간 대선 관련 여론조사가 174건이었던 것에 비해 약 1.6배가 늘었다. 지난 19대 대선은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 이후 치러진 선거로, 문재인 당시 야당 후보의 당선이 유력했다. 그렇기 때문에 여론조사 관심도가 이번 대선만큼 높지 않았을 것이다. 반면, 이번 대선은 후보자 본인 비리 외에도 가족과 관련된 많은 네거티브 이슈가 등장, 오차범위 내 박빙 및 후보간 지지도 역전, 이른바 골든크로스를 두 후보 모두 경험할 정도로 접전이 계속됐다.
최소 표차 대선결과, 막판까지 표심 이동
아래 그래프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넥스트리서치가 SBS와 MBN & 매일경제신문 의뢰로 작년 11월 양당의 후보가 확정된 이후, 올해 3월 공표금지 기간 전까지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 추이다. 국민의힘 선대위 관련 내홍이 심했던 12월 말 조사 결과(이재명 34.9%, 윤석열 26.0%)에서 둘 간 지지도 격차가 8.9%P로 오차범위 밖 지지도 격차를 보인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조사에서 두 후보 간 지지도 격차는 오차범위 내에 있었다. 2월 이후 윤석열 후보가 다소 우세한 경합 구도가 이어졌다. 그러나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오차범위 내 우위인 윤석열 후보뿐 아니라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가 결집하며 두 후보 모두 지지세가 오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1] 후보 지지도 (11월 ~ 3월)

자료: 넥스트리서치-SBS, MBN & 매일경제 의뢰 여론조사,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D-6, D-1 조사
MBN과 매일경제신문 의뢰로 넥스트리서치가 3월 1~2일 양일간 진행한 여론조사 공표금지 전 마지막 조사에서 윤석열(39.9%), 이재명(34.1%)로 둘 간 격차는 5.8%P로 나타났다. 이후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내 3월 7~8일 조사된 조사 결과에서는 두 후보 간 격차가 2.0%P 차이로 줄어들었다.
[표 1] 양강 후보 기간별 지지도 및 실제 조사 결과 비교 (%)

자료: 넥스트리서치-MBN & 매일경제 의뢰 여론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일주일 새 진행된 두 번의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5.8%P → 2.0%P로 줄어들었다. 물론 오차범위 내 격차이다. 그러나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이른바 깜깜이 기간 내 두 후보 간 지지율이 근접했다는 결과들이 보도되었고, 실제 득표율도 0.7%P의 초접전이 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가장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아무래도 3월 3일 발표된 국민의힘 윤석열-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간 단일화 영향력일 것이다.
역대급 사전투표율
사전투표율은 사전투표가 처음 도입된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에서 11.5%를 기록하며 이후 꾸준하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방선거나 총선에 비해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대선에서 26.1%를 기록했으나, 이번 대선에서 36.9%로 증가, 높은 사전투표율의 원인과 영향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표 2] 역대 선거 투표율 및 사전 투표율 (%)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높아진 사전투표율은 아마 다음의 두 가지 이유에 기인할 것이다. 첫째는 코로나19로 선거 당일 혼잡을 피하려고 미리 투표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두 번째는 사전투표 직전 발표된 야권 후보 단일화로 인한 지지세 결집이다. 정권 교체를 바라던 안철수 지지자들은 단일화로 인해 표심을 윤석열 후보로 옮겨갈 것이라는 예측과, 반대로 정권 유지를 바라는 유권자들 중 아직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던 유권자들이 여당으로 결집할 것이라는 상반된 두 개의 예측이 있을 수 있다.
위 두 가설 중 코로나19로 인한 사전투표율 증가는 그 여부를 데이터로 확인하기 어렵지만, 두 번째 가설의 경우 시도별 사전투표율을 통해 예측해볼 수 있다. 사전투표율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전라남도(51.45%), 전라북도(48.63%), 광주광역시(48.27%) 순으로 전국 1·2·3위를 기록했다. 호남으로 묶이는 이 세 지역의 경우, 실제 20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득표율이 84%를 넘은 곳이다. 호남은 18대 대선에서 약 89%, 19대 대선에서는 약 62%를 민주당으로 표심이 결집하는 여당 텃밭이다. 호남에서의 이러한 높은 사전 투표율은 “정권 유지” 희망자들의 결집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표 3] 20대 대선 시/도별 사전 투표율 (%)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표 4] 역대 대선 지역별 득표율 (%)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사전투표를 했다는 응답자들에서 이재명 후보에 대한 높은 지지를 확인할 수 있다. [표5] 후보 지지도에서 볼 수 있듯이 3월 7~8일(D-2, D-1) 넥스트리서치가 MBN 의뢰로 진행한 조사에서 사전투표를 했다고 응답한 사람들의 경우, 이재명 지지가 50.4%, 윤석열 지지가 36.4%로 전체 윤석열(41.7%), 이재명(39.7%) 지지에 비해 이재명 지지가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호남의 높은 사전 투표율과 여론조사 결과 사전투표자들의 이재명 지지 강세를 통해 안철수 단일화는 사전투표에 한해 야권에 대한 역풍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표 5] 후보 지지도 (3월 7~8일 조사)

자료: 넥스트리서치-MBN 의뢰 여론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지지세 결집
그렇다면, 사전투표와 본투표를 모두 더한 총 득표을을 통해 어느 집단의 지지세가 어느 쪽으로 결집했는지 살펴볼 차례다. 우선 지역별 여론 추이를 확인해보면, 이재명 후보는 공표 금지 기간에 대전/충청/세종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지지도가 올랐다. 사전투표율이 높게 잡힌 호남지역 외에도 이재명 후보가 시장과 도지사를 지낸 경기가 포함된 인천/경기에서 지지도가 올랐으며,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등 경상도 지역에서 10%P 이상 올라 전체적으로 지지도가 5.6%P 상승했다.
[표 6] 3월 후보별 지지도 비교 - 지역별 (%)
자료: 넥스트리서치-MBN & 매일경제 의뢰 여론조사,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원회 참조
윤석열 후보는 단일화 이후 지지도가 1.8%P 상승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안철수 후보 사퇴 이후 서울 지역에서 윤석열 후보 지지가 8.9%P 올라 서울에서 절반 이상의 지지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재명 후보 지지가 하락한 대전/충청/세종 지역에서 지지가 올라, 이 지역 절반의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표금지 기간 동안 나타난 권역별 지지세 변화는 실제 투표 결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강원/제주만 빼고 각 후보별 우위 경향성이 실제 권역별 득표율과 동일하다.
다음으로 연령대별 공표 금지 기간 내 지지도 추이 변화를 살펴보면, 만 18~29세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가 15.8%P 오른 점이 가장 눈에 띈다.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도 20대의 경우 이재명(47.8%), 윤석열(45.5%)로 이재명 후보에 좀 더 높은 지지도가 나왔다. 2019년 이후 보수화된 20대, 특히 성평등 이슈로 역차별 받고 있다고 느끼는 20대 남성의 보수화로 20대가 전반적으로 야당 지지에 편중된 경향을 보였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가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이후 지지세가 상승하는 등 20대의 보수화는 이번 대선 키워드 중 하나였다. 그러나 실제 출구 조사 결과 20대는 오차범위 안이나 이재명 후보에 좀 더 많은 지지를 보냈고, 이러한 표심이 반영되지 못한 여론조사에서는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격차가 조금 더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표 7] 3월 후보별 지지도 비교 - 연령대별
자료: 넥스트리서치-MBN & 매일경제 의뢰 여론조사,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일반적으로 과거 30대도 20대와 마찬가지로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더 높은 연령대였지만, 이번 대선에서 30대는 여론조사 기간 내내 두 후보에 대한 지지가 등락을 반복했다. 20대는 윤석열, 40대와 50대는 이재명, 60대 이상은 윤석열 지지가 확고했던 반면, 30대는 이슈에 따른 지지율 변화가 크게 나타난 것이다. 아무래도 문재인 정권 부동산 정책에 실망한 표심이 지지 후보를 선뜻 결정하기 어렵게 한 것 같다. 그러나 단일화 이후 30대에서 윤석열 후보 지지 강세 보이며, 출구조사에서도 윤석열 후보 우위로 굳혀졌다.
[그림 2] 30대 대선 후보 지지도
자료: 넥스트리서치-SBS, MBN & 매일경제 의뢰 여론조사,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안철수 지지자 표심 이동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간 후보 단일화는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이 지난 3월 3일에 발표됐다. 올 초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10%에서 많게는 15%까지 지지도 상승을 보였던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로 인한 후보 사퇴 여파가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실제 선거 결과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공표금지 전 마지막 여론조사 실시 직전(2월 27일)에 단일화가 결렬된 탓에 필자가 속한 넥스트리서치를 비롯한 많은 조사 기관에서 단일화를 가정한 가상대결 문항을 삭제하고 조사를 진행했다.
그나마 엠브레인과 입소스에서 윤석열로 단일화됐을 경우 지지도 문항을 포함했다. 이 조사를 통해 단일화로 인한 안철수 후보 지지자들의 지지세 이동을 확인할 수 있는데, 엠브레인 조사에서는 이재명(31.2%), 윤석열(29.2%)로 비슷하게 지지가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입소스 조사에서는 이재명(25.1%), 윤석열(44.9%)로 윤석열 후보에게 더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문항 자체가 단일화가 공개적으로 무산된 상황에서 진행되어 응답자별로 단일화 가능성에 대한 생각이 달라 같지 않은 결과가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 우리는 이 두 여론조사를 통해 안철수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가 무조건 일방에 더 유리한 결과를 가져온 것이 아니라, 양 진영을 각각 결집시키는 효과로 작용하여, 이번 20대 대선이 높은 사전 투표율과 유례없는 0.7%P 초박빙의 결과를 가져왔다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표 8] 후보 지지도 (3월 7~8일 조사)

자료: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이 글은 20대 대선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 내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 추이를 지역별, 연령별로 분석하여 경합 구도를 나타낸 이유에 대해 분석한다.
역대 최고의 사전투표율과 유례없는 0.7%p 초박빙의 원인은 선거 직전 단일화가 무조건 일방에 더 유리한 결과를 가져온 것이 아니라, 양 진영의 지지세 결집 효과로 작용하였음을 역설하고 있다.
20대 대선 여론조사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수식어가 내내 따라다닌 20대 대통령선거는 48.56%대 47.83%로 윤석열 후보의 당선으로 마무리됐다. 두 후보의 득표 차이는 0.73%P, 득표수는 24만 7,077표로 역대 대선 중 가장 적은 표 차로 당락이 갈렸다.
이번 20대 대통령 선거기간 동안 무수한 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졌다. 2022년 1월 1일부터 2월 28일까지 두 달 동안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워윈회에 등록된 대통령 선거 관련 여론조사는 총 283건이었다. 지난 19대 대통령선거에서는 대선 직전 두 달(2017년 3월 1일 ~ 4월 30일)간 대선 관련 여론조사가 174건이었던 것에 비해 약 1.6배가 늘었다. 지난 19대 대선은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 이후 치러진 선거로, 문재인 당시 야당 후보의 당선이 유력했다. 그렇기 때문에 여론조사 관심도가 이번 대선만큼 높지 않았을 것이다. 반면, 이번 대선은 후보자 본인 비리 외에도 가족과 관련된 많은 네거티브 이슈가 등장, 오차범위 내 박빙 및 후보간 지지도 역전, 이른바 골든크로스를 두 후보 모두 경험할 정도로 접전이 계속됐다.
최소 표차 대선결과, 막판까지 표심 이동
아래 그래프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넥스트리서치가 SBS와 MBN & 매일경제신문 의뢰로 작년 11월 양당의 후보가 확정된 이후, 올해 3월 공표금지 기간 전까지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 추이다. 국민의힘 선대위 관련 내홍이 심했던 12월 말 조사 결과(이재명 34.9%, 윤석열 26.0%)에서 둘 간 지지도 격차가 8.9%P로 오차범위 밖 지지도 격차를 보인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조사에서 두 후보 간 지지도 격차는 오차범위 내에 있었다. 2월 이후 윤석열 후보가 다소 우세한 경합 구도가 이어졌다. 그러나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오차범위 내 우위인 윤석열 후보뿐 아니라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가 결집하며 두 후보 모두 지지세가 오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1] 후보 지지도 (11월 ~ 3월)

자료: 넥스트리서치-SBS, MBN & 매일경제 의뢰 여론조사,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D-6, D-1 조사
MBN과 매일경제신문 의뢰로 넥스트리서치가 3월 1~2일 양일간 진행한 여론조사 공표금지 전 마지막 조사에서 윤석열(39.9%), 이재명(34.1%)로 둘 간 격차는 5.8%P로 나타났다. 이후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내 3월 7~8일 조사된 조사 결과에서는 두 후보 간 격차가 2.0%P 차이로 줄어들었다.
[표 1] 양강 후보 기간별 지지도 및 실제 조사 결과 비교 (%)

자료: 넥스트리서치-MBN & 매일경제 의뢰 여론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일주일 새 진행된 두 번의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5.8%P → 2.0%P로 줄어들었다. 물론 오차범위 내 격차이다. 그러나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이른바 깜깜이 기간 내 두 후보 간 지지율이 근접했다는 결과들이 보도되었고, 실제 득표율도 0.7%P의 초접전이 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가장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아무래도 3월 3일 발표된 국민의힘 윤석열-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간 단일화 영향력일 것이다.
역대급 사전투표율
사전투표율은 사전투표가 처음 도입된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에서 11.5%를 기록하며 이후 꾸준하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방선거나 총선에 비해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대선에서 26.1%를 기록했으나, 이번 대선에서 36.9%로 증가, 높은 사전투표율의 원인과 영향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표 2] 역대 선거 투표율 및 사전 투표율 (%)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높아진 사전투표율은 아마 다음의 두 가지 이유에 기인할 것이다. 첫째는 코로나19로 선거 당일 혼잡을 피하려고 미리 투표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두 번째는 사전투표 직전 발표된 야권 후보 단일화로 인한 지지세 결집이다. 정권 교체를 바라던 안철수 지지자들은 단일화로 인해 표심을 윤석열 후보로 옮겨갈 것이라는 예측과, 반대로 정권 유지를 바라는 유권자들 중 아직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던 유권자들이 여당으로 결집할 것이라는 상반된 두 개의 예측이 있을 수 있다.
위 두 가설 중 코로나19로 인한 사전투표율 증가는 그 여부를 데이터로 확인하기 어렵지만, 두 번째 가설의 경우 시도별 사전투표율을 통해 예측해볼 수 있다. 사전투표율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전라남도(51.45%), 전라북도(48.63%), 광주광역시(48.27%) 순으로 전국 1·2·3위를 기록했다. 호남으로 묶이는 이 세 지역의 경우, 실제 20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득표율이 84%를 넘은 곳이다. 호남은 18대 대선에서 약 89%, 19대 대선에서는 약 62%를 민주당으로 표심이 결집하는 여당 텃밭이다. 호남에서의 이러한 높은 사전 투표율은 “정권 유지” 희망자들의 결집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표 3] 20대 대선 시/도별 사전 투표율 (%)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표 4] 역대 대선 지역별 득표율 (%)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사전투표를 했다는 응답자들에서 이재명 후보에 대한 높은 지지를 확인할 수 있다. [표5] 후보 지지도에서 볼 수 있듯이 3월 7~8일(D-2, D-1) 넥스트리서치가 MBN 의뢰로 진행한 조사에서 사전투표를 했다고 응답한 사람들의 경우, 이재명 지지가 50.4%, 윤석열 지지가 36.4%로 전체 윤석열(41.7%), 이재명(39.7%) 지지에 비해 이재명 지지가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호남의 높은 사전 투표율과 여론조사 결과 사전투표자들의 이재명 지지 강세를 통해 안철수 단일화는 사전투표에 한해 야권에 대한 역풍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표 5] 후보 지지도 (3월 7~8일 조사)

자료: 넥스트리서치-MBN 의뢰 여론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지지세 결집
그렇다면, 사전투표와 본투표를 모두 더한 총 득표을을 통해 어느 집단의 지지세가 어느 쪽으로 결집했는지 살펴볼 차례다. 우선 지역별 여론 추이를 확인해보면, 이재명 후보는 공표 금지 기간에 대전/충청/세종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지지도가 올랐다. 사전투표율이 높게 잡힌 호남지역 외에도 이재명 후보가 시장과 도지사를 지낸 경기가 포함된 인천/경기에서 지지도가 올랐으며,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등 경상도 지역에서 10%P 이상 올라 전체적으로 지지도가 5.6%P 상승했다.
[표 6] 3월 후보별 지지도 비교 - 지역별 (%)
자료: 넥스트리서치-MBN & 매일경제 의뢰 여론조사,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원회 참조
윤석열 후보는 단일화 이후 지지도가 1.8%P 상승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안철수 후보 사퇴 이후 서울 지역에서 윤석열 후보 지지가 8.9%P 올라 서울에서 절반 이상의 지지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재명 후보 지지가 하락한 대전/충청/세종 지역에서 지지가 올라, 이 지역 절반의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표금지 기간 동안 나타난 권역별 지지세 변화는 실제 투표 결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강원/제주만 빼고 각 후보별 우위 경향성이 실제 권역별 득표율과 동일하다.
다음으로 연령대별 공표 금지 기간 내 지지도 추이 변화를 살펴보면, 만 18~29세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가 15.8%P 오른 점이 가장 눈에 띈다.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도 20대의 경우 이재명(47.8%), 윤석열(45.5%)로 이재명 후보에 좀 더 높은 지지도가 나왔다. 2019년 이후 보수화된 20대, 특히 성평등 이슈로 역차별 받고 있다고 느끼는 20대 남성의 보수화로 20대가 전반적으로 야당 지지에 편중된 경향을 보였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가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이후 지지세가 상승하는 등 20대의 보수화는 이번 대선 키워드 중 하나였다. 그러나 실제 출구 조사 결과 20대는 오차범위 안이나 이재명 후보에 좀 더 많은 지지를 보냈고, 이러한 표심이 반영되지 못한 여론조사에서는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격차가 조금 더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표 7] 3월 후보별 지지도 비교 - 연령대별
자료: 넥스트리서치-MBN & 매일경제 의뢰 여론조사,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일반적으로 과거 30대도 20대와 마찬가지로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더 높은 연령대였지만, 이번 대선에서 30대는 여론조사 기간 내내 두 후보에 대한 지지가 등락을 반복했다. 20대는 윤석열, 40대와 50대는 이재명, 60대 이상은 윤석열 지지가 확고했던 반면, 30대는 이슈에 따른 지지율 변화가 크게 나타난 것이다. 아무래도 문재인 정권 부동산 정책에 실망한 표심이 지지 후보를 선뜻 결정하기 어렵게 한 것 같다. 그러나 단일화 이후 30대에서 윤석열 후보 지지 강세 보이며, 출구조사에서도 윤석열 후보 우위로 굳혀졌다.
[그림 2] 30대 대선 후보 지지도
자료: 넥스트리서치-SBS, MBN & 매일경제 의뢰 여론조사,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안철수 지지자 표심 이동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간 후보 단일화는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이 지난 3월 3일에 발표됐다. 올 초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10%에서 많게는 15%까지 지지도 상승을 보였던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로 인한 후보 사퇴 여파가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실제 선거 결과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공표금지 전 마지막 여론조사 실시 직전(2월 27일)에 단일화가 결렬된 탓에 필자가 속한 넥스트리서치를 비롯한 많은 조사 기관에서 단일화를 가정한 가상대결 문항을 삭제하고 조사를 진행했다.
그나마 엠브레인과 입소스에서 윤석열로 단일화됐을 경우 지지도 문항을 포함했다. 이 조사를 통해 단일화로 인한 안철수 후보 지지자들의 지지세 이동을 확인할 수 있는데, 엠브레인 조사에서는 이재명(31.2%), 윤석열(29.2%)로 비슷하게 지지가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입소스 조사에서는 이재명(25.1%), 윤석열(44.9%)로 윤석열 후보에게 더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문항 자체가 단일화가 공개적으로 무산된 상황에서 진행되어 응답자별로 단일화 가능성에 대한 생각이 달라 같지 않은 결과가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 우리는 이 두 여론조사를 통해 안철수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가 무조건 일방에 더 유리한 결과를 가져온 것이 아니라, 양 진영을 각각 결집시키는 효과로 작용하여, 이번 20대 대선이 높은 사전 투표율과 유례없는 0.7%P 초박빙의 결과를 가져왔다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표 8] 후보 지지도 (3월 7~8일 조사)

자료: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