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아(火蛾)란, 불을 찾는 나비인 불나방을 뜻합니다. 화아는 불을 향해 날아드는 습성이 있는데, 이는 불을 좋아해서가 아닌 빛을 향해 일정한 각도를 유지하면서 나는 특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달리 해석하면 죽을 줄 알고서 불에 뛰어드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목적을 띄고 일을 강행하지만 제3자가 보기에는 죽고 싶어서 안달 나 보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참고: https://iii.ad/549e40. ‘사교육비’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는 정부, 언론, 정치권, 국민도 어찌보면 화아와 같지 않을까요?
단편적 지식만을 암기하는, 현실로부터 유리된 교육. 입시지옥 속에 묻혀버리고 있는 창의성. 값싼 학교교육과 과중한 사교육비. 반면 세계 최고의 교육열.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5.31 교육개혁」에 명시된 한국 교육의 현안문제다. 아마 ‘값싼 학교교육’만 제외하면 딱히 변화를 체감하지 못할 것이다. 사교육비 문제는 그동안 정부가 공교육 경쟁력 강화를 통해 대응해 왔다. 물론 처참하게 실패했다. 사실 당연한 결과다. 왜 지난 30년 동안 사교육비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는가? 같이 한 번 톺아보자.
당신에게 교육은 어떤 의미인가?
우리 한 번 솔직해지자. 교육의 목적은 크게 주체성·사회성·경제적 자활 능력의 함양에 있다. 이중 어디에 더 비중을 두는지에 따라, 지향하는 교육의 모습이 달라진다. 다만, 대체로 사교육의 수요는 경제적 자활 능력에 방점이 찍혀있다. 이는 곧 사회경제적 지위 획득과 생애 기대소득 최대화로 연계된다. 부모의 체면이자 ‘세계 최고의 교육열’은 가시적 지표인 학벌 취득으로 환원된다. 의대는 이 모두를 충족하는 트로피다. 그 결과 2024년 한 시즌 사교육비는 약 29.2조 원에 육박한다. 참고로 현대중공업 시가총액이 약 26조 원이다. 해외 축구 5대 리그 한 시즌 매출도 이보다 적다.
‘더 좋은 것’을 얻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은 그릇된 것인가?
사교육비는 철저한 수단이자 현상에 불과하다. 문제의 본질은 결국 더 좋은 일자리 경쟁으로 수렴한다. 다만, 과거와 차이가 있다면 더 좋은 일자리로 여겨지는 직업군이 현저하게 적다는 것이다. 자연히 기회도 바늘구멍일 수밖에 없다. 극심한 병목현상을 해결하지 않으면 사교육비 문제는 공염불이다. 2000년대 전후 국가가 정보화 산업을 주도해 IT 붐을 만든 것처럼, 지금 정부도 AI 시대에 더 많고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데 사활을 걸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더욱 좁아지는 바늘구멍 콘테스트를 통과하기 위한 사교육이 난립할 것이다.
그런데, 지난 30년 동안 정부는 사‘교육’이라는 이름 때문인지 애꿎은 공교육 정상화와 입시제도 변경에 매몰됐다. 전부 학교로 떠넘긴 것이다. 그 결과 ‘비’정상 상태임을 선고받은 공교육 현장의 사기는 바닥에 떨어졌다. 공교육과 사교육의 태생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무책임한 폄하만 난무했다. 온갖 입시제도는 수많은 컨설팅만 양산했다. 혹자는 학벌과 직업의 사회문화적 풍토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다만, ‘문화’란 가치가 현실화된 것이다. 생존하는 행동양식만 문화가 된다. 결국 경로의존을 넘어선 경로창조 문화를 구축하는 데 가장 강하게 일조할 수 있는 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현실과 미래를 조율하며 나아가기 위해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AI 시대가 도래하며 개개인의 생존에 대한 위협이 피부로 느껴지는 지금, 사교육을 통한 미래 투자는 생존을 위한 선택일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상대적으로 비교되는 사교육비 지출 역량이 개개인에게 지역·계층·소득·직업·정신건강 등 온갖 양극화의 상징으로 체감된다. 더 큰 문제는 청년 세대의 미래 인식까지 좀먹고 있다. 골든아워(Golden Hour)는 지났지만, 생명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우선 입시제도를 동결하자. 자잘한 문제는 개선하되, 서술형·논술형 도입과 같은 대대적인 변화는 당분간 접어두자. 어차피 조국 사태·숙명여대 쌍둥이·사교육 업체와 내통한 일부 교사들 탓에 제도의 신뢰를 상실해서 못 한다. 덧붙여, 고교학점제는 이제라도 폐지하자. ‘공교육 체계에서 모든 학생의 개별화 맞춤형 교육’은 달콤한 독이다. 교육 천국을 말하지만, 현실에서는 컨설팅 지옥을 만들 뿐이다. 대신 모든 고등학교를 특성화하자. 일반고 대신 인문사회·자연과학·외국어·산업교육·예체능 등 특성과 기능을 명확히 하자. 무엇보다 이해관계자들은 교육정책으로 자아실현을 하려는 무책임한 태도를 거둬야 한다. 학교는 철저하게 학생과 사회를 위해 존재해야만 한다.
대학은 학생 성공에 역량을 집중하자. 대학에 진학하지 않아도 평생교육 바우처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갭이어(Gap Year)를 보장하고, 언제든 저비용으로 고등교육 기관에서 선제적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 나아가, 개개인은 자신의 삶을 위해 노력할 책무를 되새기자. 일부 지산학(地産學) 체계는 제대로 학습한 학생이 없어서 소수의 학생이 기회를 중복으로 받는 상황이다. 기회를 쟁취할 수 있는 인재가 되어 주체성·사회성·경제적 자활 능력을 키우자. 아울러, 이를 위해 지금의 초·중등교육 재정 주머니에 고등·평생교육을 편입하자. 정부는 미래 산업 정책에 국가의 명운을 걸어야 한다.
"사교육은 교육비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철저한 병목 구조의 문제다."
*화아(火蛾)란, 불을 찾는 나비인 불나방을 뜻합니다. 화아는 불을 향해 날아드는 습성이 있는데, 이는 불을 좋아해서가 아닌 빛을 향해 일정한 각도를 유지하면서 나는 특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달리 해석하면 죽을 줄 알고서 불에 뛰어드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목적을 띄고 일을 강행하지만 제3자가 보기에는 죽고 싶어서 안달 나 보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참고: https://iii.ad/549e40. ‘사교육비’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는 정부, 언론, 정치권, 국민도 어찌보면 화아와 같지 않을까요?
단편적 지식만을 암기하는, 현실로부터 유리된 교육. 입시지옥 속에 묻혀버리고 있는 창의성. 값싼 학교교육과 과중한 사교육비. 반면 세계 최고의 교육열.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5.31 교육개혁」에 명시된 한국 교육의 현안문제다. 아마 ‘값싼 학교교육’만 제외하면 딱히 변화를 체감하지 못할 것이다. 사교육비 문제는 그동안 정부가 공교육 경쟁력 강화를 통해 대응해 왔다. 물론 처참하게 실패했다. 사실 당연한 결과다. 왜 지난 30년 동안 사교육비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는가? 같이 한 번 톺아보자.
당신에게 교육은 어떤 의미인가?
우리 한 번 솔직해지자. 교육의 목적은 크게 주체성·사회성·경제적 자활 능력의 함양에 있다. 이중 어디에 더 비중을 두는지에 따라, 지향하는 교육의 모습이 달라진다. 다만, 대체로 사교육의 수요는 경제적 자활 능력에 방점이 찍혀있다. 이는 곧 사회경제적 지위 획득과 생애 기대소득 최대화로 연계된다. 부모의 체면이자 ‘세계 최고의 교육열’은 가시적 지표인 학벌 취득으로 환원된다. 의대는 이 모두를 충족하는 트로피다. 그 결과 2024년 한 시즌 사교육비는 약 29.2조 원에 육박한다. 참고로 현대중공업 시가총액이 약 26조 원이다. 해외 축구 5대 리그 한 시즌 매출도 이보다 적다.
‘더 좋은 것’을 얻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은 그릇된 것인가?
사교육비는 철저한 수단이자 현상에 불과하다. 문제의 본질은 결국 더 좋은 일자리 경쟁으로 수렴한다. 다만, 과거와 차이가 있다면 더 좋은 일자리로 여겨지는 직업군이 현저하게 적다는 것이다. 자연히 기회도 바늘구멍일 수밖에 없다. 극심한 병목현상을 해결하지 않으면 사교육비 문제는 공염불이다. 2000년대 전후 국가가 정보화 산업을 주도해 IT 붐을 만든 것처럼, 지금 정부도 AI 시대에 더 많고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데 사활을 걸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더욱 좁아지는 바늘구멍 콘테스트를 통과하기 위한 사교육이 난립할 것이다.
그런데, 지난 30년 동안 정부는 사‘교육’이라는 이름 때문인지 애꿎은 공교육 정상화와 입시제도 변경에 매몰됐다. 전부 학교로 떠넘긴 것이다. 그 결과 ‘비’정상 상태임을 선고받은 공교육 현장의 사기는 바닥에 떨어졌다. 공교육과 사교육의 태생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무책임한 폄하만 난무했다. 온갖 입시제도는 수많은 컨설팅만 양산했다. 혹자는 학벌과 직업의 사회문화적 풍토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다만, ‘문화’란 가치가 현실화된 것이다. 생존하는 행동양식만 문화가 된다. 결국 경로의존을 넘어선 경로창조 문화를 구축하는 데 가장 강하게 일조할 수 있는 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현실과 미래를 조율하며 나아가기 위해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AI 시대가 도래하며 개개인의 생존에 대한 위협이 피부로 느껴지는 지금, 사교육을 통한 미래 투자는 생존을 위한 선택일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상대적으로 비교되는 사교육비 지출 역량이 개개인에게 지역·계층·소득·직업·정신건강 등 온갖 양극화의 상징으로 체감된다. 더 큰 문제는 청년 세대의 미래 인식까지 좀먹고 있다. 골든아워(Golden Hour)는 지났지만, 생명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우선 입시제도를 동결하자. 자잘한 문제는 개선하되, 서술형·논술형 도입과 같은 대대적인 변화는 당분간 접어두자. 어차피 조국 사태·숙명여대 쌍둥이·사교육 업체와 내통한 일부 교사들 탓에 제도의 신뢰를 상실해서 못 한다. 덧붙여, 고교학점제는 이제라도 폐지하자. ‘공교육 체계에서 모든 학생의 개별화 맞춤형 교육’은 달콤한 독이다. 교육 천국을 말하지만, 현실에서는 컨설팅 지옥을 만들 뿐이다. 대신 모든 고등학교를 특성화하자. 일반고 대신 인문사회·자연과학·외국어·산업교육·예체능 등 특성과 기능을 명확히 하자. 무엇보다 이해관계자들은 교육정책으로 자아실현을 하려는 무책임한 태도를 거둬야 한다. 학교는 철저하게 학생과 사회를 위해 존재해야만 한다.
대학은 학생 성공에 역량을 집중하자. 대학에 진학하지 않아도 평생교육 바우처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갭이어(Gap Year)를 보장하고, 언제든 저비용으로 고등교육 기관에서 선제적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 나아가, 개개인은 자신의 삶을 위해 노력할 책무를 되새기자. 일부 지산학(地産學) 체계는 제대로 학습한 학생이 없어서 소수의 학생이 기회를 중복으로 받는 상황이다. 기회를 쟁취할 수 있는 인재가 되어 주체성·사회성·경제적 자활 능력을 키우자. 아울러, 이를 위해 지금의 초·중등교육 재정 주머니에 고등·평생교육을 편입하자. 정부는 미래 산업 정책에 국가의 명운을 걸어야 한다.
"사교육은 교육비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철저한 병목 구조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