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넷플릭스에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이라는 드라마 시리즈를 방영하더군요. <파트 1> 6화까지 나왔습니다. ‘통일을 앞둔 한국’을 가상 배경으로 하고, 통일 한국에서 사용할 화폐를 제작하는 ‘통일 조폐국’에서 벌어지는 강도 사건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해요. ‘통일 조폐국’ 안에는 남북 사람이 섞여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 ‘통일 조폐국’을 장악하여 인질극을 펼치는 강도단, 그리고 강도단과 협상하려는 작전팀 역시 남북 사람이 섞여 있어요. 통일을 목전에 앞둔 상황이니 나름 당연한 설정이겠죠? 남북한 사람이 그저 ‘남쪽 출신’ 혹은 ‘북쪽 출신’인 KOREAN으로서 다양한 공간에서 함께 무엇인가를 도모하고 있다는 점이 신선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역시 이러한 시도는 문화콘텐츠로부터 시작하네요. 새삼 남북통일 문제에 있어서 소프트파워를 무시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항간에서는 이 드라마가 배경만 ‘통일 한국’으로 바꾸었을 뿐, 스페인 원작인 『La Casa de Papel』 내용을 그대로 베껴서 독창성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원작을 보지 않은 필자 입장으로는 나름 <파트 1>에서도 미묘한 남북갈등이 보이면서 남북통합 과정에서 겪게 될 진통을 깊숙이 느꼈는데 말이죠. 어쨌든 ‘종이의 집’ 작가는 “남북관계가 녹아든 이야기나 이로 인한 인물 심리 등이 드러나는 내용이 <파트 2>에 집중돼 있다”라고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이미 <파트 1>에서 남북 출신 간 갈등이 드러나는 부분이 곳곳에 있었는데, 본격적으로 심리적 통합을 위해 겪는 신경전을 보여주려는 모양입니다.
“난데없이 왜 드라마 리뷰를 하는지 의아하시죠?”
정말 통일이 “난데없이” 닥쳐올지도 모르니까요. 그래서 이런 “난데없는” 상상이 반가웠습니다. 정치적으로 남북이 친밀하던지, 대립하던지와 관계없이 적어도 문화콘텐츠 분야에서는 “통일에 관한 무모한 상상”을 적극적으로 계속 시도하면 좋겠어요. 가능하면 정치색은 최대한 입히지 않고요.
독일은 정말 “난데없이” 통일했어요. 동독 정치국 대변인 귄터 샤보브스키(Günter Schabowski)가 개정된 여행법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말실수했기 때문입니다. 어느 기자가 “동독인들이 언제쯤 자유롭게 서유럽으로 여행할 수 있는지” 물었고, 개정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했던 샤보브스키는 “내가 알기로, 지금부터”라고 답했습니다.

그날 밤 베를린장벽은 무너졌습니다. 동서독은 서로의 방송도 시청할 수 있었고, 일면 왕래도 했기 때문에 한반도와 상황이 크게 다르다는 지적도 있어요. 그렇지만 우리는 여전히 독일 통일의 “난데없는” 통일 사례를 연구해요.

“통일에 관한 일상적인 상상”
대한민국 정부에는 통일부라는 부처가 있습니다. 북한 당국도 통일전선부를 두고 있고요. 이제 “우리의 소원이 통일”이라기에 너무 멀리 와버린 작금의 현실에서도 여전히 남북은 통일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겁니다. 왜 그럴까요? 남북통일이라는 ‘과업’을 완수하려는 의미가 아닐까요? 개인적으로 통일에 관심이 없는 국민이라 하더라도 한반도에 사는 한, “남북통일”이라는 프레임 속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는 거죠. 그래서 통일에 관한 일상적인 상상이 중요합니다. 통일과 관련하여 산적해 있는 수많은 문제는 결국 국민 공감대가 필요한 사안일거에요. 그러니까 국민 개개인이 통일에 무관심하지는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통일에 찬성하든 반대하든 적어도 통일에 관한 “나의 입장” 정도는 논리적으로 말할 수 있으면 공감대 형성에도 도움 될 겁니다. 저는 “왜 남북이 통일해야만 하는지” 정부에서 국민을 설득하기보다, 국민이 통일의 당위성을 정부와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사회를 상상해봅니다.
오늘은 남북이 함께 운영할 수 있는 ‘공동○○구역’의 동그라미를 채워보시면 어떨까요? 아주 기묘하고 엉뚱한 상상이 의외로 빠른 통일을 불러올지도 몰라요.
🔎위 텍스트를 누르면 해당 에디터의 프로필을 볼 수 있어요!
최근 넷플릭스에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이라는 드라마 시리즈를 방영하더군요. <파트 1> 6화까지 나왔습니다. ‘통일을 앞둔 한국’을 가상 배경으로 하고, 통일 한국에서 사용할 화폐를 제작하는 ‘통일 조폐국’에서 벌어지는 강도 사건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해요. ‘통일 조폐국’ 안에는 남북 사람이 섞여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 ‘통일 조폐국’을 장악하여 인질극을 펼치는 강도단, 그리고 강도단과 협상하려는 작전팀 역시 남북 사람이 섞여 있어요. 통일을 목전에 앞둔 상황이니 나름 당연한 설정이겠죠? 남북한 사람이 그저 ‘남쪽 출신’ 혹은 ‘북쪽 출신’인 KOREAN으로서 다양한 공간에서 함께 무엇인가를 도모하고 있다는 점이 신선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역시 이러한 시도는 문화콘텐츠로부터 시작하네요. 새삼 남북통일 문제에 있어서 소프트파워를 무시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항간에서는 이 드라마가 배경만 ‘통일 한국’으로 바꾸었을 뿐, 스페인 원작인 『La Casa de Papel』 내용을 그대로 베껴서 독창성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원작을 보지 않은 필자 입장으로는 나름 <파트 1>에서도 미묘한 남북갈등이 보이면서 남북통합 과정에서 겪게 될 진통을 깊숙이 느꼈는데 말이죠. 어쨌든 ‘종이의 집’ 작가는 “남북관계가 녹아든 이야기나 이로 인한 인물 심리 등이 드러나는 내용이 <파트 2>에 집중돼 있다”라고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이미 <파트 1>에서 남북 출신 간 갈등이 드러나는 부분이 곳곳에 있었는데, 본격적으로 심리적 통합을 위해 겪는 신경전을 보여주려는 모양입니다.
“난데없이 왜 드라마 리뷰를 하는지 의아하시죠?”
정말 통일이 “난데없이” 닥쳐올지도 모르니까요. 그래서 이런 “난데없는” 상상이 반가웠습니다. 정치적으로 남북이 친밀하던지, 대립하던지와 관계없이 적어도 문화콘텐츠 분야에서는 “통일에 관한 무모한 상상”을 적극적으로 계속 시도하면 좋겠어요. 가능하면 정치색은 최대한 입히지 않고요.
독일은 정말 “난데없이” 통일했어요. 동독 정치국 대변인 귄터 샤보브스키(Günter Schabowski)가 개정된 여행법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말실수했기 때문입니다. 어느 기자가 “동독인들이 언제쯤 자유롭게 서유럽으로 여행할 수 있는지” 물었고, 개정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했던 샤보브스키는 “내가 알기로, 지금부터”라고 답했습니다.

그날 밤 베를린장벽은 무너졌습니다. 동서독은 서로의 방송도 시청할 수 있었고, 일면 왕래도 했기 때문에 한반도와 상황이 크게 다르다는 지적도 있어요. 그렇지만 우리는 여전히 독일 통일의 “난데없는” 통일 사례를 연구해요.

“통일에 관한 일상적인 상상”
대한민국 정부에는 통일부라는 부처가 있습니다. 북한 당국도 통일전선부를 두고 있고요. 이제 “우리의 소원이 통일”이라기에 너무 멀리 와버린 작금의 현실에서도 여전히 남북은 통일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겁니다. 왜 그럴까요? 남북통일이라는 ‘과업’을 완수하려는 의미가 아닐까요? 개인적으로 통일에 관심이 없는 국민이라 하더라도 한반도에 사는 한, “남북통일”이라는 프레임 속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는 거죠. 그래서 통일에 관한 일상적인 상상이 중요합니다. 통일과 관련하여 산적해 있는 수많은 문제는 결국 국민 공감대가 필요한 사안일거에요. 그러니까 국민 개개인이 통일에 무관심하지는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통일에 찬성하든 반대하든 적어도 통일에 관한 “나의 입장” 정도는 논리적으로 말할 수 있으면 공감대 형성에도 도움 될 겁니다. 저는 “왜 남북이 통일해야만 하는지” 정부에서 국민을 설득하기보다, 국민이 통일의 당위성을 정부와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사회를 상상해봅니다.
오늘은 남북이 함께 운영할 수 있는 ‘공동○○구역’의 동그라미를 채워보시면 어떨까요? 아주 기묘하고 엉뚱한 상상이 의외로 빠른 통일을 불러올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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