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플랜트에서 <최악의 전력난에 빠진 중국>을 다루었던 것 기억나? 오늘 다뤄볼 요소수 대란 역시 중국의 전력난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오늘 플랜트를 읽기 전 다시 한번 보고 온다면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거야. 그리고 또 한 가지, 요소수 대란으로 전국에 비상이 걸렸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이런 소식은 잘 전해지지 않고 있어. 왜 유독 한국에서만 요소수 대란이 심각한지 한 번 알아보자.
1. 한국에 들이닥친 중국 전력난의 여파
품귀 현상이 벌어지는 요소수는 요소 32.5%와 정제수 67.5%를 섞어서 만들어. 원료인 요소는 주로 석탄이나 천연가스에서 뽑아내는 암모니아인데, 대부분 전세계 요소의 30%를 생산하는 중국에서 들여오고 있지. 요소 생산량이 가장 많은 중국이기에 석탄도 가장 많이 소비하게 되는 거야(물론 요소 생산뿐만 아니라 ‘세계의 공장’이라는 이명답게 다른 생산기지에서도 많이 소비하기는 해.)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심화되면서,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려고 호주를 끌어들였어. 중국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호주산 석탄 수입을 중단하기로 했지. 전세계 최대 석탄 소비국인 중국에서 석탄 부족 현상이 발생한 거야. 석탄이 부족하니까 당연히 요소 생산량도 줄어들겠지? 중국에서 요소가 부족해지자 중국 정부가 요소 수출을 통제하기 시작했어. 그러다 보니 한국에서도 요소를 가지고 충분한 양의 요소수를 만들 수 없는 거야.
2. 왜 유독 한국에서 요소수 대란이 심각해?
한국이 ‘디젤차 천국’이라는 점이 이번 대란이 심각해진 배경 중 하나로 꼽히고 있어. 요소수는 디젤엔진의 질소산화물(NOx) 저감에 탁월한데, 2015년 유럽연합(EU)의 강화된 배출가스 규제인 ‘유로6’가 국내에 도입되면서 디젤차에 요소수를 사용하는 ‘선택적환원촉매장치(SCR)’를 필수적으로 장착하기 시작했어. 국내 차량 약 2,600만대 중 디젤차는 1,000만대로 추산돼. ‘유로6’가 적용된 디젤 차량은 약 400만대, 이 중 200만대가 화물차인 상황이야. 물류 대란이 올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어.
반면, 디젤차가 전체 차량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유럽연합(EU)에서는 요소수 부족 사태가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어. 요소수 생산량이 감소하긴 했지만, 공급난 수준까지는 아니라는 거야. 자체적인 공급 시스템을 갖춰 중국 의존도가 크게 높지 않은 거지. 미국이나 일본 등 다른 국가들은 승용차뿐만 아니라 화물차에도 디젤엔진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서 큰 타격이 없는 상황이래. 결국, 중국의 암모니아 수출액이 인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한국에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어.
3. 그래서 대책은 나왔어?
민간과 공공 영역에 걸쳐 큰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정부는 산업용 요소수의 차량용 전환, 러시아‧인도네시아 등 수입처 다변화, 중국에 수출 제한 완화 요청, SCR 의무 장착 한시 해제, 매점매석 행위 단속, 요소 수입 긴급 수의계약‧공공 구매 추진 등의 대책을 내놨어. 하지만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어. 이미 지난달 15일 중국의 요소수 수출 제한 조치를 취하면서 요소수 대란이 예고됐지만 안일한 대응으로 ‘뒷북’ 대책만 나온다는 거야.
우선 산업용 요소수의 차량용 전환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야. 불순물이 많아 SCR를 망가뜨릴 위험과 발암물질 배출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어. 또 다른 대안은 차량의 배기가스 저감 시스템을 조절해 요소수 없이도 주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야. 하지만 디젤차주들이 직접 가서 이를 개조하는 것이 쉽지 않고, 최근 정부가 내놓은 탄소중립 정책과도 배치되기 때문에 선택이 쉽지 않아 보여. 근본적 원인인 석탄 대신 석유화학 기술로도 요소를 만들 수는 있는데 관련 설비 구축에만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대.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중국이 요소 수출을 재개하는 것이지만, 언제 가능할지는 알 수 없어. 코트라(KOTRA)의 김성애 중국 베이징무역관 연구원은 “계절적 요인으로 석탄 등 생산 원료 가격 급등세가 이어져 중국 내 요소 생산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중국 내 공급이 개선되지 않으면 수출제한 조치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관측했어.
이번 요소수 대란은 마치 2년 전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한 소재‧부품‧장비 대란과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주요 물자의 수입을 한 국가에 의존하고 있었다는 점이야. 전문가들은 이런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한 국가의 수입 의존도가 6~70%를 넘는 원자재들은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필요하다면 전략물자로 일부 자국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보고 있어. 비단 요소수만의 문제는 아니야. 아이폰이나 장난감 같은 소비재뿐만 아니라 반도체 등의 부품, 마그네슘이나 희토류 등의 원자재까지 중국에 의존하는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어. 공급망의 재구조화를 위한 정부의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야.
지난번 플랜트에서 <최악의 전력난에 빠진 중국>을 다루었던 것 기억나? 오늘 다뤄볼 요소수 대란 역시 중국의 전력난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오늘 플랜트를 읽기 전 다시 한번 보고 온다면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거야. 그리고 또 한 가지, 요소수 대란으로 전국에 비상이 걸렸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이런 소식은 잘 전해지지 않고 있어. 왜 유독 한국에서만 요소수 대란이 심각한지 한 번 알아보자.
1. 한국에 들이닥친 중국 전력난의 여파
품귀 현상이 벌어지는 요소수는 요소 32.5%와 정제수 67.5%를 섞어서 만들어. 원료인 요소는 주로 석탄이나 천연가스에서 뽑아내는 암모니아인데, 대부분 전세계 요소의 30%를 생산하는 중국에서 들여오고 있지. 요소 생산량이 가장 많은 중국이기에 석탄도 가장 많이 소비하게 되는 거야(물론 요소 생산뿐만 아니라 ‘세계의 공장’이라는 이명답게 다른 생산기지에서도 많이 소비하기는 해.)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심화되면서,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려고 호주를 끌어들였어. 중국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호주산 석탄 수입을 중단하기로 했지. 전세계 최대 석탄 소비국인 중국에서 석탄 부족 현상이 발생한 거야. 석탄이 부족하니까 당연히 요소 생산량도 줄어들겠지? 중국에서 요소가 부족해지자 중국 정부가 요소 수출을 통제하기 시작했어. 그러다 보니 한국에서도 요소를 가지고 충분한 양의 요소수를 만들 수 없는 거야.
2. 왜 유독 한국에서 요소수 대란이 심각해?
한국이 ‘디젤차 천국’이라는 점이 이번 대란이 심각해진 배경 중 하나로 꼽히고 있어. 요소수는 디젤엔진의 질소산화물(NOx) 저감에 탁월한데, 2015년 유럽연합(EU)의 강화된 배출가스 규제인 ‘유로6’가 국내에 도입되면서 디젤차에 요소수를 사용하는 ‘선택적환원촉매장치(SCR)’를 필수적으로 장착하기 시작했어. 국내 차량 약 2,600만대 중 디젤차는 1,000만대로 추산돼. ‘유로6’가 적용된 디젤 차량은 약 400만대, 이 중 200만대가 화물차인 상황이야. 물류 대란이 올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어.
반면, 디젤차가 전체 차량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유럽연합(EU)에서는 요소수 부족 사태가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어. 요소수 생산량이 감소하긴 했지만, 공급난 수준까지는 아니라는 거야. 자체적인 공급 시스템을 갖춰 중국 의존도가 크게 높지 않은 거지. 미국이나 일본 등 다른 국가들은 승용차뿐만 아니라 화물차에도 디젤엔진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서 큰 타격이 없는 상황이래. 결국, 중국의 암모니아 수출액이 인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한국에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어.
3. 그래서 대책은 나왔어?
민간과 공공 영역에 걸쳐 큰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정부는 산업용 요소수의 차량용 전환, 러시아‧인도네시아 등 수입처 다변화, 중국에 수출 제한 완화 요청, SCR 의무 장착 한시 해제, 매점매석 행위 단속, 요소 수입 긴급 수의계약‧공공 구매 추진 등의 대책을 내놨어. 하지만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어. 이미 지난달 15일 중국의 요소수 수출 제한 조치를 취하면서 요소수 대란이 예고됐지만 안일한 대응으로 ‘뒷북’ 대책만 나온다는 거야.
우선 산업용 요소수의 차량용 전환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야. 불순물이 많아 SCR를 망가뜨릴 위험과 발암물질 배출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어. 또 다른 대안은 차량의 배기가스 저감 시스템을 조절해 요소수 없이도 주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야. 하지만 디젤차주들이 직접 가서 이를 개조하는 것이 쉽지 않고, 최근 정부가 내놓은 탄소중립 정책과도 배치되기 때문에 선택이 쉽지 않아 보여. 근본적 원인인 석탄 대신 석유화학 기술로도 요소를 만들 수는 있는데 관련 설비 구축에만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대.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중국이 요소 수출을 재개하는 것이지만, 언제 가능할지는 알 수 없어. 코트라(KOTRA)의 김성애 중국 베이징무역관 연구원은 “계절적 요인으로 석탄 등 생산 원료 가격 급등세가 이어져 중국 내 요소 생산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중국 내 공급이 개선되지 않으면 수출제한 조치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관측했어.
이번 요소수 대란은 마치 2년 전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한 소재‧부품‧장비 대란과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주요 물자의 수입을 한 국가에 의존하고 있었다는 점이야. 전문가들은 이런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한 국가의 수입 의존도가 6~70%를 넘는 원자재들은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필요하다면 전략물자로 일부 자국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보고 있어. 비단 요소수만의 문제는 아니야. 아이폰이나 장난감 같은 소비재뿐만 아니라 반도체 등의 부품, 마그네슘이나 희토류 등의 원자재까지 중국에 의존하는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어. 공급망의 재구조화를 위한 정부의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