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문재인 정부와 현재 윤석열 정부는 공정이라는 단어에 많은 관심을 귀 기울여왔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다수의 사람들은 공정에 대해 많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공정이란 무엇인가요? 한 단어가 가지는 의미는 시대에 따라, 지역에 따라 다른 의미를 지닙니다. 그래서 사회적으로 단어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 합의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투표라는 것을 보더라도 고대 그리스와 현재 대한민국에서 바라보는 의미는 다릅니다. 투표는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고대 그리스는 그러지 못했으니깐요. 제가 어렸을 적에 놀이터에서 하던 꼼꼼이, 구슬치기 등 다양한 놀이들은 아이들이 상황에 따라 합의해가며 규칙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명절에 다른 동네 아이들과 같은 놀이를 한다고 해도 서로 다른 규칙으로 인해 싸우기도 했습니다.
공정이라는 단어도 진영의 논리에 맞게 다르게 해석되고 서로 다른 생각으로 인해 갈등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많은 언론과 매체에서 청년들이 무너진 공정에 분노한다고 이야기해왔지만 그 공정이 무엇인지는 애매한 해석들이 난무해있습니다. 이 글을 통해 제가 생각하는 공정이 무엇인지 같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길 기대해봅니다.
저는 88둥이입니다. 초등학교 시절 아날로그에 최적화된 놀이를 즐겨하면서도, 게임보이와 컴퓨터의 보급으로 인해 게임을 하기 시작한 세대입니다. 2000년대 게임을 보면 주로 레벨을 올리는 게임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레벨을 올리려면 클랜에 가입해야 했고, 좋은 클랜에 가입을 하면 클랜원들이 레벨을 잘 끌어 올려줬고(일명 버스를 태워준다고 표현), 아이템 및 노하우도 전수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유명한 클랜에 가입하기 위해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야 했습니다. 2000년대 게임은 네트워크가 중요했습니다.
이렇게 네트워크를 중시하는 게임들은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높은 진입장벽을 만들었습니다. 신규 유저들은 게임을 하지 않고 이탈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레벨이 높거나, 실력이 좋으면 게임에서 경쟁보다는 독과점 현상들이 일어납니다. 흔히 요즘 고인물이라고 하는 표현들이 이러한 맥락에서 생겼습니다. 실제로 2018년 한국리서치의 ‘한국사회 공정성 인식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성공조건 중 ‘연줄이 중요하다’고 답한 사람은 90%입니다(매우 중요 60%, 약간 중요 30%). 사회도, 게임도 연줄이 중요한 듯 보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게임의 진입 및 퇴출이 자유롭지 않고 막혀있게 되면 사람들은 서서히 그 게임에서 떠나게 됩니다.

<게임 '오버워치' 계급 표>
2010년대엔 게이머들의 신규 진입이 줄어드는 독과점 현상을 줄이기 위해서 게임 업계들은 실력에 맞게 계급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정기적으로 실력을 경쟁전을 통해 평가하여 자신과 비슷한 실력에 있는 사람들과 경쟁을 시킨 것입니다. LOL,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 피파 등 대부분의 게임은 이렇게 실력에 맞게 등급을 부여하여 경쟁을 합니다. 심지어 스타크래프트도 실력에 맞는 점수대의 사람끼리 경쟁하게 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게 됩니다.
이러한 문화에서 자라온 청년세대들은 경쟁을 나쁘게 생각하지도 않고, 경쟁을 즐기는 세대입니다. 경쟁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나보다 높은 등급에 있는 사람이 낮은 등급에 들어와서 경쟁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실제로 젊은 국회의원 중 한 명이 게임을 대리로 했다고 청년들이 분노한 적이 있습니다. 이건 청년들에게 서울대 학생이 고2 모의고사를 대신 치렀다고 느낄 정도의 상황입니다. 높은 등급에 있는 사람이 자신의 실력을 왜곡하여 낮춘 다음에 낮은 등급에서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을 ‘양학(양민학살)’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게이머들이 ‘양학’이라는 과격한 표현을 쓸 정도로 이 문제는 예민한 문제입니다.
청년들이 생각하는 공정은 자신의 실력에 맞는 곳에서 서로 경쟁하며, 등급을 올릴 수 있는 사다리가 있는 사회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저희 세대는 공정이라는 단어를 자주 쓰지 않습니다. 공정이란 단어를 제일 많이 활용할 때는 게임할 때입니다. 혼자 이길려고 서로 합의한 규칙을 위반하면 분노합니다. 그래서 게임에서 양학, 핵(버그를 활용한 플레이)을 활용할 때 사람들은 분노합니다. 국민은 “계층상승 기회가 열려 있다.”에 대한 태도를 보면 74%가 전혀 동의하지 않거나 별로 동의하지 않습니다. 국민이 계층상승 기회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을 게임이 대체하고 있지 않은지 생각하게 됩니다. 코인, 주식과 같은 것도 투자보다는 게임으로 생각하고 내가 있는 계층을 올려준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수저계급론 또한 청년들은 자신의 처지를 계급으로 생각하고, 분류하는 걸 좋아합니다. 유튜브를 보더라도 대학, 직장 등을 서열화하는 영상들을 즐겨 봅니다. 청년들이 느끼는 계층에 대한 분노는 노력해도 올라갈 수 없는 상황, 다른 상위 계급에 있는 사람이 자신의 경쟁 무대를 훼손시키는 상황과 같이 외부에서 자신의 상황에 개입하는 걸 싫어합니다. 청년들이 느끼는 공정을 게임이라는 문화를 통해 살펴봤는데요. 모든 청년들이 느끼는 공정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일부의 놀이를 통해 공정을 접해왔던 사람들에게는 공감이 가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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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문재인 정부와 현재 윤석열 정부는 공정이라는 단어에 많은 관심을 귀 기울여왔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다수의 사람들은 공정에 대해 많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공정이란 무엇인가요? 한 단어가 가지는 의미는 시대에 따라, 지역에 따라 다른 의미를 지닙니다. 그래서 사회적으로 단어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 합의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투표라는 것을 보더라도 고대 그리스와 현재 대한민국에서 바라보는 의미는 다릅니다. 투표는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고대 그리스는 그러지 못했으니깐요. 제가 어렸을 적에 놀이터에서 하던 꼼꼼이, 구슬치기 등 다양한 놀이들은 아이들이 상황에 따라 합의해가며 규칙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명절에 다른 동네 아이들과 같은 놀이를 한다고 해도 서로 다른 규칙으로 인해 싸우기도 했습니다.
공정이라는 단어도 진영의 논리에 맞게 다르게 해석되고 서로 다른 생각으로 인해 갈등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많은 언론과 매체에서 청년들이 무너진 공정에 분노한다고 이야기해왔지만 그 공정이 무엇인지는 애매한 해석들이 난무해있습니다. 이 글을 통해 제가 생각하는 공정이 무엇인지 같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길 기대해봅니다.
저는 88둥이입니다. 초등학교 시절 아날로그에 최적화된 놀이를 즐겨하면서도, 게임보이와 컴퓨터의 보급으로 인해 게임을 하기 시작한 세대입니다. 2000년대 게임을 보면 주로 레벨을 올리는 게임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레벨을 올리려면 클랜에 가입해야 했고, 좋은 클랜에 가입을 하면 클랜원들이 레벨을 잘 끌어 올려줬고(일명 버스를 태워준다고 표현), 아이템 및 노하우도 전수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유명한 클랜에 가입하기 위해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야 했습니다. 2000년대 게임은 네트워크가 중요했습니다.
이렇게 네트워크를 중시하는 게임들은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높은 진입장벽을 만들었습니다. 신규 유저들은 게임을 하지 않고 이탈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레벨이 높거나, 실력이 좋으면 게임에서 경쟁보다는 독과점 현상들이 일어납니다. 흔히 요즘 고인물이라고 하는 표현들이 이러한 맥락에서 생겼습니다. 실제로 2018년 한국리서치의 ‘한국사회 공정성 인식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성공조건 중 ‘연줄이 중요하다’고 답한 사람은 90%입니다(매우 중요 60%, 약간 중요 30%). 사회도, 게임도 연줄이 중요한 듯 보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게임의 진입 및 퇴출이 자유롭지 않고 막혀있게 되면 사람들은 서서히 그 게임에서 떠나게 됩니다.

<게임 '오버워치' 계급 표>
2010년대엔 게이머들의 신규 진입이 줄어드는 독과점 현상을 줄이기 위해서 게임 업계들은 실력에 맞게 계급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정기적으로 실력을 경쟁전을 통해 평가하여 자신과 비슷한 실력에 있는 사람들과 경쟁을 시킨 것입니다. LOL,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 피파 등 대부분의 게임은 이렇게 실력에 맞게 등급을 부여하여 경쟁을 합니다. 심지어 스타크래프트도 실력에 맞는 점수대의 사람끼리 경쟁하게 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게 됩니다.
이러한 문화에서 자라온 청년세대들은 경쟁을 나쁘게 생각하지도 않고, 경쟁을 즐기는 세대입니다. 경쟁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나보다 높은 등급에 있는 사람이 낮은 등급에 들어와서 경쟁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실제로 젊은 국회의원 중 한 명이 게임을 대리로 했다고 청년들이 분노한 적이 있습니다. 이건 청년들에게 서울대 학생이 고2 모의고사를 대신 치렀다고 느낄 정도의 상황입니다. 높은 등급에 있는 사람이 자신의 실력을 왜곡하여 낮춘 다음에 낮은 등급에서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을 ‘양학(양민학살)’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게이머들이 ‘양학’이라는 과격한 표현을 쓸 정도로 이 문제는 예민한 문제입니다.
청년들이 생각하는 공정은 자신의 실력에 맞는 곳에서 서로 경쟁하며, 등급을 올릴 수 있는 사다리가 있는 사회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저희 세대는 공정이라는 단어를 자주 쓰지 않습니다. 공정이란 단어를 제일 많이 활용할 때는 게임할 때입니다. 혼자 이길려고 서로 합의한 규칙을 위반하면 분노합니다. 그래서 게임에서 양학, 핵(버그를 활용한 플레이)을 활용할 때 사람들은 분노합니다. 국민은 “계층상승 기회가 열려 있다.”에 대한 태도를 보면 74%가 전혀 동의하지 않거나 별로 동의하지 않습니다. 국민이 계층상승 기회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을 게임이 대체하고 있지 않은지 생각하게 됩니다. 코인, 주식과 같은 것도 투자보다는 게임으로 생각하고 내가 있는 계층을 올려준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수저계급론 또한 청년들은 자신의 처지를 계급으로 생각하고, 분류하는 걸 좋아합니다. 유튜브를 보더라도 대학, 직장 등을 서열화하는 영상들을 즐겨 봅니다. 청년들이 느끼는 계층에 대한 분노는 노력해도 올라갈 수 없는 상황, 다른 상위 계급에 있는 사람이 자신의 경쟁 무대를 훼손시키는 상황과 같이 외부에서 자신의 상황에 개입하는 걸 싫어합니다. 청년들이 느끼는 공정을 게임이라는 문화를 통해 살펴봤는데요. 모든 청년들이 느끼는 공정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일부의 놀이를 통해 공정을 접해왔던 사람들에게는 공감이 가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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