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남북대화 세대의 종말: 한 시대의 막을 내린 南과 北
지난 10월 26일 노태우 前 대통령이 별세했어. 노태우는 한반도 분단 이후 북한을 화해와 협력 대상으로 공식 인정한 첫 대통령이었어(1988년 7.7선언). 남북관계를 어떻게 규정하는가에 대한 획기적 인식 전환이었지. 노 전 대통령은 1989년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을 발표했고, 1991년 12월 「남북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남북기본합의서)」에 서명했어. 모두 남북관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의미 있는 일이었지. 갑자기 이 얘기를 왜 하냐고? 12월 14일 북한 김영주가 사망했거든.
김영주는 김일성의 동생이야. 1972년 「7.4남북공동성명」에 북한 대표로 서명한 장본인이기도 해. 남북이 최초로 합의한 통일원칙에 서명한 사람이라는 뜻이야. 당시 「7.4남북공동성명」은 박정희 대통령과 김일성이 아닌 “상부의 뜻을 받든” 이후락 중앙정보부장과 북한 김영주가 서명했거든.
2021년은 노태우 전 대통령과 북한 김영주가 사망함으로써 남북대화의 물꼬를 튼 주역이 모두 역사 속으로 사라진 해가 되었어. 남북대화 세대의 종말이지. 남과 북은 이제 정말 한 시대의 막을 내린 거야.
2. 한반도 통일에 드리워진 1972년의 유령
1972년 「7.4남북공동성명」 통일원칙은 ‘자주, 민족대단결, 평화’야. 남북한은 여태 1972년에 만든 구호를 자의적으로 해석하면서 각자의 입맛에 맞게 재해석하고 있어. 사실상 실효성이 소멸한 「7.4남북공동성명」이지만 ‘자주, 민족대단결, 평화’에서 더 나아갈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지도 않거든. 북한은 이 슬로건을 ‘우리 민족끼리’,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철회된 평화’ 담론으로 확장해서 일관성 있게 밀어붙이고 있지. 반면 한국 정부는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슬로건이 조금씩 달라져. 어쨌든 한반도 통일 담론은 아직도 1972년의 수준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어. 남북 모두 마찬가지야.
3. 통합인가 공존인가
2022년, 그러니까 내년이면 남북분단 77년이 되는 해야. 통일을 논하던 골든타임은 모두 지났어. 북한은 몇십 년째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고, 한국은 권력의 변화에 따라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상태야.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남북이 가진 동상이몽이 오래될수록 통일은 멀어진다는 거지.
어쩌면 아주 느리더라도 점진적인 통합을 시도하면서 통일로 나아갈 것인지, 그저 공존하며 교류협력하는 파트너로 존재할 것인지 결정해야 할 순간이 올지도 몰라. 분단을 직접 경험한 세대가 모두 세상을 등질 때까지 지금 같은 상태가 지속된다면 통합보다 공존하자는 의견이 더 많아질지도 몰라.
4. 미래세대가 새롭게 쓸 과제: ‘통일’
이제는 남과 북 모두 미래세대가 새롭게 써야 할 시점이 왔어. 이미 북한은 김정은이 10년째 통치하고 있지만, 아직 30대거든. 한국도 2022년 대선이 있지. 현재 유력한 대선후보들이 비록 젊지는 않지만, 미래세대를 꽤 신경 쓰고 있단 말이야. 자, 통일 담론도 이제 미래세대가 새롭게 쓸 과제가 되었어. 이제 1972년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제로베이스에서 새로 시작해도 괜찮지 않을까?
*본지의 내용과 관련하여 의견 개진을 원하시면 아래 이메일로 연락 바랍니다.
윤현경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 전문위원 plant@ries.or.kr
1. 남북대화 세대의 종말: 한 시대의 막을 내린 南과 北
지난 10월 26일 노태우 前 대통령이 별세했어. 노태우는 한반도 분단 이후 북한을 화해와 협력 대상으로 공식 인정한 첫 대통령이었어(1988년 7.7선언). 남북관계를 어떻게 규정하는가에 대한 획기적 인식 전환이었지. 노 전 대통령은 1989년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을 발표했고, 1991년 12월 「남북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남북기본합의서)」에 서명했어. 모두 남북관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의미 있는 일이었지. 갑자기 이 얘기를 왜 하냐고? 12월 14일 북한 김영주가 사망했거든.
김영주는 김일성의 동생이야. 1972년 「7.4남북공동성명」에 북한 대표로 서명한 장본인이기도 해. 남북이 최초로 합의한 통일원칙에 서명한 사람이라는 뜻이야. 당시 「7.4남북공동성명」은 박정희 대통령과 김일성이 아닌 “상부의 뜻을 받든” 이후락 중앙정보부장과 북한 김영주가 서명했거든.
2021년은 노태우 전 대통령과 북한 김영주가 사망함으로써 남북대화의 물꼬를 튼 주역이 모두 역사 속으로 사라진 해가 되었어. 남북대화 세대의 종말이지. 남과 북은 이제 정말 한 시대의 막을 내린 거야.
2. 한반도 통일에 드리워진 1972년의 유령
1972년 「7.4남북공동성명」 통일원칙은 ‘자주, 민족대단결, 평화’야. 남북한은 여태 1972년에 만든 구호를 자의적으로 해석하면서 각자의 입맛에 맞게 재해석하고 있어. 사실상 실효성이 소멸한 「7.4남북공동성명」이지만 ‘자주, 민족대단결, 평화’에서 더 나아갈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지도 않거든. 북한은 이 슬로건을 ‘우리 민족끼리’,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철회된 평화’ 담론으로 확장해서 일관성 있게 밀어붙이고 있지. 반면 한국 정부는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슬로건이 조금씩 달라져. 어쨌든 한반도 통일 담론은 아직도 1972년의 수준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어. 남북 모두 마찬가지야.
3. 통합인가 공존인가
2022년, 그러니까 내년이면 남북분단 77년이 되는 해야. 통일을 논하던 골든타임은 모두 지났어. 북한은 몇십 년째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고, 한국은 권력의 변화에 따라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상태야.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남북이 가진 동상이몽이 오래될수록 통일은 멀어진다는 거지.
어쩌면 아주 느리더라도 점진적인 통합을 시도하면서 통일로 나아갈 것인지, 그저 공존하며 교류협력하는 파트너로 존재할 것인지 결정해야 할 순간이 올지도 몰라. 분단을 직접 경험한 세대가 모두 세상을 등질 때까지 지금 같은 상태가 지속된다면 통합보다 공존하자는 의견이 더 많아질지도 몰라.
4. 미래세대가 새롭게 쓸 과제: ‘통일’
이제는 남과 북 모두 미래세대가 새롭게 써야 할 시점이 왔어. 이미 북한은 김정은이 10년째 통치하고 있지만, 아직 30대거든. 한국도 2022년 대선이 있지. 현재 유력한 대선후보들이 비록 젊지는 않지만, 미래세대를 꽤 신경 쓰고 있단 말이야. 자, 통일 담론도 이제 미래세대가 새롭게 쓸 과제가 되었어. 이제 1972년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제로베이스에서 새로 시작해도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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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경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 전문위원 plant@rie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