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문제에 가장 진심이었던 대통령은 김영삼이다. 김영삼 대통령은 능력주의와 신자유주의를 기본 철학으로 하는 「5.31 교육개혁안」을 통해 교육정책 전 분야에 걸친 변화를 만들었다. 성과와 한계에 대한 평가는 갈리지만, 개혁 추진의 측면에서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가 따랐음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이를 통해 학교 운영의 자율성과 책무성 강화, 공교육 내실화와 교원 전문성 및 교육여건 개선, 고등교육의 양적 팽창과 경쟁력 제고, 평생학습사회 실현을 위한 체제 구축 등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문제는 김영삼 대통령 이후 교육 문제에 리더십을 발휘한 대통령이 없다는 것이다. 1995년 「5.31 교육개혁안」이 지적한 교육 문제는 ‘입시지옥·입시 위주 교육’과 ‘과중한 사교육비’다. 2025년 국가교육위원회에 수렴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교육 난제도 ‘사교육 과열 해소’와 ‘대학 서열 완화’다. 30년 동안 해결은커녕 완화되지도 못했다. 혹자는 5.31 교육개혁의 일환인 △대학설립준칙주의로 화살을 돌린다. 이때 수많은 사립대학이 우후죽순 생긴 것은 맞다. 물론 당시 교육부 전체 예산이 지금 고등교육 예산과 비슷했던 시기에, 고등교육 수요를 충당할 국가 예산이 턱없이 부족했던 상황은 감안해야 한다.
볼링 용어 중에는 킹핀(kingpin)이란 게 있다. 10개의 볼링핀 중 가운데 숨어 있는 5번 핀이다. 이 핀을 제대로 공략하면 연쇄적으로 10개의 핀이 한 번에 쓰러질 확률이 높아진다. 스트라이크까지 원활한 연결이 가능하다. 애꿎은 핀을 공략하는 데 힘을 소비하면 점수를 내는 속도가 더뎌진다. 실수가 누적될수록 불만 어린 노골적 시선도 마주해야 한다. 조준할 문제를 제대로 찾지 못하고 실점을 할 경우, 선수를 향한 응원도 줄어들고 선수 생명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는 ‘제왕적’이란 수식어가 붙는 대통령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다. 다만, 대통령이 쏟는 시간은 개혁의 동력과 비례한다. 대통령의 시간은 유능하게 현재를 관리하며, 미래를 위한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하는 데 쓰여야 한다. 해묵은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시간을 오롯이 킹핀 공략에 집중해야 한다. 더군다나 제한된 시간을 잘 분배해야 한다. 준비된 대통령이 필요한 이유다. 그렇게 대통령의 시간은 국민에게 끊임없는 재평가 받는다. 마치 시간이 지나도 회자되는 레전드 스포츠 선수의 스폐셜 영상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대통령이 쓰러뜨려야 할 대한민국 교육 문제의 ‘킹핀’은 무엇일까? 입시와 사교육비 과열은 현상일 뿐이다. 킹핀은 ‘좋은 대학 진학’이며, 이면에 깔린 더 좋은 지위와 교육을 희구하는 인간을 인정해야 한다. 인간의 욕망을 무작정 억제하고, 불안 심리를 제거하지 못하는 정책은 반드시 실패하기 마련이다. 대통령은 더 좋은 대학을 만드는 데 행정력과 재정을 집중해 제한된 지위재로 인한 병목현상을 해소해야 한다. 단순히 재정을 나눠주자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철저하게 자율성과 책무성을 부여해 우후죽순 종합대학이 아닌, △연구중심, △교육중심, △직업·평생교육 중심 대학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영삼 대통령 이후 역대 어느 정부도 강한 개혁 의지로 무장해 대학 구조개혁을 제대로 한 적이 없다. 고등교육 정책 의지는 반값 등록금을 벗어나지 못했다. 교육부 탓만 할 것은 아니다. 이는 대통령 리더십의 문제다. 병목현상이 해소되지 않으니, 모든 교육과정과 입시제도 개편은 공염불이다. 오히려 학생과 학부모의 혼란만 가중된다. 킹핀을 맞추지 못하니 선수와 관객도 지쳐간다. 나아가, 킹핀을 쓰러뜨리기 위한 개혁은 초·중등에 투입되는 교육교부금과 얽혀있다. 결국 돈 문제다. 이는 선거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그러니 굳이 벌집을 건드리기 싫은 것이다. 그렇기에 이는 다음 선거가 없는 대통령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김영삼 대통령의 과감한 개혁 의지가 그리운 이유다. 한 번 더 교육의 ‘줄탁동시(啐啄同時)’가 필요하다. 교육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는 늘 들끓고 있다. 동시에 자녀의 대입에 국한된 한계도 있다. 그래서 알 속의 병아리와 부리를 맞추어 껍질을 깨줄 어미 닭이 필요하다. 함께 킹핀을 쓰러뜨려야 한다. 여기에 대통령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당장 눈에 띄는 성과를 볼 수는 없지만, 국가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결정해야 한다. 대통령의 시간은 국가와 국민의 시간이다.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결단은 대통령의 시간에 가장 큰 가치를 부여할 것이다. 그리고 결단은 대한민국의 질서 있는 변화를 이끌었다고 평가받을 것이다.
교육 문제에 가장 진심이었던 대통령은 김영삼이다. 김영삼 대통령은 능력주의와 신자유주의를 기본 철학으로 하는 「5.31 교육개혁안」을 통해 교육정책 전 분야에 걸친 변화를 만들었다. 성과와 한계에 대한 평가는 갈리지만, 개혁 추진의 측면에서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가 따랐음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이를 통해 학교 운영의 자율성과 책무성 강화, 공교육 내실화와 교원 전문성 및 교육여건 개선, 고등교육의 양적 팽창과 경쟁력 제고, 평생학습사회 실현을 위한 체제 구축 등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문제는 김영삼 대통령 이후 교육 문제에 리더십을 발휘한 대통령이 없다는 것이다. 1995년 「5.31 교육개혁안」이 지적한 교육 문제는 ‘입시지옥·입시 위주 교육’과 ‘과중한 사교육비’다. 2025년 국가교육위원회에 수렴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교육 난제도 ‘사교육 과열 해소’와 ‘대학 서열 완화’다. 30년 동안 해결은커녕 완화되지도 못했다. 혹자는 5.31 교육개혁의 일환인 △대학설립준칙주의로 화살을 돌린다. 이때 수많은 사립대학이 우후죽순 생긴 것은 맞다. 물론 당시 교육부 전체 예산이 지금 고등교육 예산과 비슷했던 시기에, 고등교육 수요를 충당할 국가 예산이 턱없이 부족했던 상황은 감안해야 한다.
볼링 용어 중에는 킹핀(kingpin)이란 게 있다. 10개의 볼링핀 중 가운데 숨어 있는 5번 핀이다. 이 핀을 제대로 공략하면 연쇄적으로 10개의 핀이 한 번에 쓰러질 확률이 높아진다. 스트라이크까지 원활한 연결이 가능하다. 애꿎은 핀을 공략하는 데 힘을 소비하면 점수를 내는 속도가 더뎌진다. 실수가 누적될수록 불만 어린 노골적 시선도 마주해야 한다. 조준할 문제를 제대로 찾지 못하고 실점을 할 경우, 선수를 향한 응원도 줄어들고 선수 생명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는 ‘제왕적’이란 수식어가 붙는 대통령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다. 다만, 대통령이 쏟는 시간은 개혁의 동력과 비례한다. 대통령의 시간은 유능하게 현재를 관리하며, 미래를 위한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하는 데 쓰여야 한다. 해묵은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시간을 오롯이 킹핀 공략에 집중해야 한다. 더군다나 제한된 시간을 잘 분배해야 한다. 준비된 대통령이 필요한 이유다. 그렇게 대통령의 시간은 국민에게 끊임없는 재평가 받는다. 마치 시간이 지나도 회자되는 레전드 스포츠 선수의 스폐셜 영상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대통령이 쓰러뜨려야 할 대한민국 교육 문제의 ‘킹핀’은 무엇일까? 입시와 사교육비 과열은 현상일 뿐이다. 킹핀은 ‘좋은 대학 진학’이며, 이면에 깔린 더 좋은 지위와 교육을 희구하는 인간을 인정해야 한다. 인간의 욕망을 무작정 억제하고, 불안 심리를 제거하지 못하는 정책은 반드시 실패하기 마련이다. 대통령은 더 좋은 대학을 만드는 데 행정력과 재정을 집중해 제한된 지위재로 인한 병목현상을 해소해야 한다. 단순히 재정을 나눠주자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철저하게 자율성과 책무성을 부여해 우후죽순 종합대학이 아닌, △연구중심, △교육중심, △직업·평생교육 중심 대학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영삼 대통령 이후 역대 어느 정부도 강한 개혁 의지로 무장해 대학 구조개혁을 제대로 한 적이 없다. 고등교육 정책 의지는 반값 등록금을 벗어나지 못했다. 교육부 탓만 할 것은 아니다. 이는 대통령 리더십의 문제다. 병목현상이 해소되지 않으니, 모든 교육과정과 입시제도 개편은 공염불이다. 오히려 학생과 학부모의 혼란만 가중된다. 킹핀을 맞추지 못하니 선수와 관객도 지쳐간다. 나아가, 킹핀을 쓰러뜨리기 위한 개혁은 초·중등에 투입되는 교육교부금과 얽혀있다. 결국 돈 문제다. 이는 선거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그러니 굳이 벌집을 건드리기 싫은 것이다. 그렇기에 이는 다음 선거가 없는 대통령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김영삼 대통령의 과감한 개혁 의지가 그리운 이유다. 한 번 더 교육의 ‘줄탁동시(啐啄同時)’가 필요하다. 교육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는 늘 들끓고 있다. 동시에 자녀의 대입에 국한된 한계도 있다. 그래서 알 속의 병아리와 부리를 맞추어 껍질을 깨줄 어미 닭이 필요하다. 함께 킹핀을 쓰러뜨려야 한다. 여기에 대통령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당장 눈에 띄는 성과를 볼 수는 없지만, 국가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결정해야 한다. 대통령의 시간은 국가와 국민의 시간이다.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결단은 대통령의 시간에 가장 큰 가치를 부여할 것이다. 그리고 결단은 대한민국의 질서 있는 변화를 이끌었다고 평가받을 것이다.